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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사법리스크…카카오뱅크, 대주주 상실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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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구속영장

신사업·글로벌 진출 제한 우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 10월 금감원 조사를 받은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카카오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카카오뱅크가 대주주를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인터넷전문은행 1위를 달리며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 와중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지배구조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는 김 위원장에 대해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 기일은 오는 22일이다.

김 위원장이 구속 위기에 놓은 배경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인수 경쟁자였던 하이브가 SM엔터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최대 25%(595만여 주)까지 공개매수 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카카오가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하이브 측 공개매수가 보다 높은 가격에 이르게 시세조종했다는 의혹을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의혹에 대해 김 위원장이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는지 수사해 왔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해 11월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으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서울남부지검에 송치됐다. 검찰은 넘겨받은 수사 자료를 토대로 보완수사를 벌였고 카카오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로 카카오 사법 리스크는 본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김 위원장이 처벌을 받을 경우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 법인이 대주주 자격을 반납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는데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때문에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카카오는 6개월 안에 카카오뱅크 보유지분 가운데 10% 초과분인 17.17%를 처분해야 한다.

이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같은 혐의로 지난 11월 구속 기속된 후 지난 3월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고, 카카오 법인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여기에 김 위원장까지 구속 영장이 청구되면서 적격성 결격 위험은 더 커졌다.

문제는 직원과 함께 책임을 묻는 양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양벌 규정은 위법행위 당사자 뿐만 아니라 일정한 관계가 있는 법인 등에도 형벌을 줄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향후 카카오뱅크 성장에 장기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 시점에서 검찰의 첫 소환 조사가 이뤄졌지만, 만약 기소가 된다면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재판에서 김 위원장에게 최종적으로 유죄가 선고돼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내리더라도 카카오뱅크 측이 이에 불복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하면 이 역시 최종 결과가 나오기 까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카카오뱅크가 김 위원장 리스크를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짊어지고 갈 가능성도 제기한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신사업은 물론 글로벌 사업 진출이 제한되는 점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신사업을 위한 인허가를 신청했을 때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할 경우 인허가 심사를 중단한다.

앞서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삼성금융 계열사 등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사업 인허가가 늦어지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해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의 사법 리스크로 이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카카오가 호실적을 시현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대주주 사법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카카오뱅크에 미칠 영향을 미미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용카드, 마이데이터 등의 신규 사업에 대한 제한이 발생할 것”이라며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해소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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