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대형손해보험사들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고 있다. 노사간 사전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직원 니즈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과거 고강도 구조조정 차원이던 희망퇴직에서 이젠 일시적 고비용을 들여서라도 인력구조의 선순환을 통한 미래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다.
18일 KB손해보험은 인력구조 개선을 위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3년만이다.
KB손보는 이번 희망퇴직 시행과 함께 신입사원 채용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이번 희망퇴직이 내부 인력 적체를 해소하고 신규채용을 통한 인력구조 선순환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판단된다.
KB손보 관계자는 “인력구조의 고령화, 고직급화가 가속화 되고 있어 신규채용 감소 및 승진급 적체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인력구조 하에서는 조직의 역동성이 낮아지고, 직원 개인의 동기부여가 약화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활기있고 역동적인 인력구조를 위해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오는 19일부터 희망자를 접수받아 이달 31일 자로 퇴직 발령 예정이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만 45세 이상 및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인 경우이며, 임금피크제 기진입자 및 예정자도 포함된다.
희망퇴직 조건은 월급여(연급여의 1/12)의 최대 36개월 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며, 추가로 생활안정자금, 전직지원금 또는 학자금, 본인 및 배우자 건강검진비 지급과 희망에 따라 재고용(계약직)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재고용(계약직) 프로그램은 회사 근무 경험을 토대로 도전의식을 갖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직무로 구성되며, 본인의 희망에 따라 재고용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메리츠화재 역시 9년 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사전에 퇴직 인원 수를 확정한 바는 없지만 200명을 조금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두 자릿수 규모의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도 나섰다.
메리츠화재의 이번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은 직급과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최대 38개월 분의 특별퇴직금을 비롯해, 자녀학자금지원금, 전직지원금, 의료지원금 지급 조건이다.
이처럼 신입사원 공개채용과 함께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K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KB손보의 작년 연간 순익은 7529억원으로 전년도 5572억원 대비 35.1% 증가하며, KB금융그룹 내 비은행 선두 계열사 지위를 굳건히 다졌다.
메리츠화재 역시 지난해 1조574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대비 25% 증가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수익성 중심의 장기보험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며 4909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수익을 올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역대급 실적을 거둔 회사의 경우 새로운 도전을 희망하는 직원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자금여력을 갖췄을 것”이라며 “희망퇴직은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결정되는 만큼 직원과 회사 모두 ‘윈윈’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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