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튼스쿨 연구원 분석
‘돈과 행복의 한계효용’ 2010년 유명 논문 반박
슈퍼리치 삶 만족도 7점 만점에 6점…일반인 4점
“부유ㆍ중산층 행복 차이, 중산층ㆍ저소득층 격차보다 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통념을 송두리째 흔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연소득 50만 달러(약 7억 원)가 넘는 사람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행복하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주장 쪽으로 힘이 더 실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행복의 근원을 연구해온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매트 킬링스워스 선임연구원은 이날 ‘돈과 행복: 만족에 대한 확장된 증거’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돈과 행복의 긍정적 연관성은 경제적 사다리를 훨씬 더 타고 올라가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앞서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고(故)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는 2010년 ‘행복감은 소득과 함께 커지지만, 연봉 6만~9만 달러(8300만~1억2000만 원)가 되면 정점을 찍고 평평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재산 수준에 따른 행복의 한계효용이 있다는 ‘행복의 고원(Happiness Plateau)’ 논문이 발표된 후 ‘역시나 행복은 돈이 살 수 없는 것’이라는 통념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후에 이를 도전하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이다.
킬링스워스 연구원은 지난해 3월 카너먼 교수와 함께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연소득 50만 달러까지 지속됐다는 논문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그 범위를 50만 달러에서 한층 더 넓힌 것이다.
그는 기존 연구 데이터에 2018년 백만장자 연구 수치, 1985년 포브스의 가장 부유한 미국인에 대한 설문조사 등 초부유층 데이터를 보강해 분석한 결과를 이날 추가로 발표했다. 카너먼 교수가 3월 별세함에 따라 단독 명의로 공개했다.
조사결과 수백만 또는 수십억 달러의 순자산을 가진 부유층은 평균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7점 만점에 5.5~6점으로 집계됐다. 반면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 정도를 버는 사람들은 4.6점, 연봉 1만5000~3만 달러(2000만~4000만 원) 이들은 4점을 약간 넘었다.
특히 킬링스워스는 “부유층과 중산층 간의 행복도 차이가 중산층과 저소득층 간의 차이보다 거의 3배 더 크다”면서 “이는 중산층이 돈ㆍ행복 곡선의 정점에 있다는 기존 생각과는 상반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정도가 일반적인 고소득자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서도 계속해서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행복의 고원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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