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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바람 타고 몸집 키우는 CJ올리브영…옴니-PB 글로벌 전략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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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명동타운을 찾은 폴란드인 비올라(28)씨는 “한국 화장품 구매를 위해 즐겨 찾던 올리브영 매장에서 최신 K-뷰티 트렌드를 소개받는 특별한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서울 한복판 올리브영 매장에서 K-뷰티와 밀접한 경험을 쌓게 된 것은 6월 진행된 바 있는 K-뷰티 도슨트 프로그램 덕분.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2024 코리아 뷰티 페스티벌’ 기간 중에 열린 K-뷰티 도슨트 프로그램은 뷰티 관련 세미나 수강과 올리브영 매장 방문 등 일정으로 진행돼 호응을 얻었다. K-뷰티 바람의 중심에 올리브영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CJ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직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CJ올리브영]
CJ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직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CJ올리브영]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K-컬처 바람을 타고 K-뷰티 즉 화장품 영역도 수혜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리브영이 최근 외국인 고객들에게 접근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 5월 기업설명회(NDR)를 통해 크게 두가지의 글로벌 성장 전략을 밝힌 바 있다. 먼저 온라인 플랫폼 전략으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이 본국 귀국 후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2차 구매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도록 촘촘한 유기적 연결을 시도한다. 두 번째는 해외에서의 오프라인 확대를 자체 브랜드(PB)를 통해 진행한다.

올리브영은 온라인몰과 국내 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하는 ‘옴니채널’ 전략으로 외국 소비자들에게 접근해 올리브영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헬스&뷰티케어(H&B) 브랜드로서 한국 방문시 얻게 된 친숙함을 확대재생산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PB를 통해 현지 진출을 본격화함으로써, 온-오프라인 투트랙을 자유자래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이를 놓고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연기된 상황에서 몸집 불리기에 본격 나서야 하는 올리브영이 본격적으로 성장을 모색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올리브영은 재무적투자자(FI)인 글랜우드PE가 보유 지분 전량(22.56%)를 매각하면서 IPO 대신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몸집 키우기 및 합병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FI의 매각분은 올리브영과 특수목적법인(SPC)가 나눠 샀고, 이 SPC 측 지분도 올리브영이 3년 안에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갖고 있어서 결국 오너 일가 등 CJ그룹 측이 올리브영 지분 거의 전부를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올리브영을 키워 CJ㈜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강화 전망에서 해외 확대도 하나의 방법이고, 이 과정에 K-컬처 바람이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전략: ‘글로벌몰’ 시너지 본격화…‘국내 외국인 특화 매장’과 옴니 구축

먼저 온라인 플랫폼 전략으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이 본국 귀국 후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2차 구매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도록 촘촘한 유기적 연결을 시도한다. 

사실상 국내 유일 H&B 브랜드인 올리브영은 현재 국내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오프라인에서 한국 뷰티 브랜드 상품들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경쟁업체였던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의 ‘롭스’가 지난 2022년 모두 이 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올리브영은 일평균 방문객수 3000명 중 90% 이상이 외국인 고객인 명동 타운 매장을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지난해 11월 리뉴얼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오프라인 최초로 명동 타운에 ‘글로벌 서비스 라운지’를 마련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서 글로벌몰에 신규 가입한 고객에게 웰컴 기프트와 글로벌몰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올리브영은 해외 고객이 K-뷰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몰’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9년 6월 론칭한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해외 15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몰은 K-뷰티의 성장에 힘입어 이용자 수와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리브영 글로벌몰 회원 수는 올해 5월 기준 누적 160만명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말 120만명의 회원 수를 기록한 이후 5개월 만에 40만명이 늘어났다. 지난 2021년 말 이용자수 30만명과 비교하면 5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글로벌몰의 2023년 연 매출은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3% 급증했다. 올리브영 외국인 방문객 비율이 높은 오프라인 상권의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5개 매장이 있는 명동 상권과 6개 매장이 있는 홍대 상권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48% 늘었다. 

각각의 성장 못지 않게 글로벌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시너지 내기 전략도 활발하다.

외국인 방문객의 수요가 높은 매장인 만큼 이들의 쇼핑 편의를 돕고, 자국에 돌아가서도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이용하게 함으로써 외국인 방문객으로부터 향후 지속적인 매출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글로벌몰을 먼저 이용한 고객에게도 한국 오프라인 매장 방문 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글로벌몰에서는 한국 올리브영 매장에 방문 시 회원 대상으로 10만원 구매 시 5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명동타운 외에도 홍대, 동대문, 강남, 성수, 인천공항 내 점포 등 외국인 방문이 많은 매장에서 해당 이벤트가 진행된다.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을 통해 올리브영의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고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옴니채널’을 구성한 것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만큼 K-뷰티 제품 쇼핑을 위해 올리브영을 찾은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확보하고자 외국인 특화 매장을 오픈하고 텍스 리폰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자국에 돌아가서도 뷰티 제품을 구매할 때 올리브영을 이용할 수 있게 순환적 구조를 만들어 온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뷰티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 플랫폼의 교두보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들을 발굴해 이들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 세계 소비자와의 접점을 다각도로 확대하며 K-뷰티 세계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노크 본격화…일본·중국, 유통 플랫폼 직접 오픈 대신 PB 수출 위주  

올리브영 글로벌 전략의 양대 축 중 다른 하나는 PB 제품을 통한 공략이다.

올리브영은 한국 뷰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했던 중국에서도 PB 제품 중심으로 다시금 사업을 진행하는 등 전략을 플랫폼 직접 구축 대신 경쟁력 있는 상품 전략으로 옮겨 눈길을 끈다. 현지 판매 채널과의 경쟁을 불필요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PB를 통한 간접적 노크가 유용하다는 경험을 얻은 셈이다. 

올리브영은 로프트, 프라자 등 일본의 오프라인 버라이어티숍(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 잡화 등 판매하는 매장)과 라쿠텐, 큐텐 등 주요 온라인 채널에 올리브영 PB 제품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일본 현지의 반응을 테스트해 왔다. 현재 바이오힐보, 웨이크메이크, 컬러그램, 브링그린 등 10개의 PB 브랜드가 일본 현지 시장에 진출해 있다. 

올리브영은 일본 외에도 각 나라별로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제품을 현지에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수출해 왔다. 아이 메이크업 수요가 높은 중동에는 색조 제품 위주로, 일본의 경우 색조, 스킨케어 제품 등을 다양하게 선보여 왔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는 선케어 제품을 크림, 젤, 스틱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하고 있지만 일본 뷰티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비교적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접하기 어려워 국내 선제품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 특성을 고려한 상품을 각국에 수출해 왔다. 일본의 경우 선스틱 제품이 시장에서 아직 블루 오션이란 판단하에 해당 제품을 수출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테스트 차원에서 수출했던 제품들의 반응이 좋아지자 올리브영은 일본에 지난 5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일본 현지 법인장으로 20년 이상 경력의 현지 출신 상품 기획자(MD)를 영입했다. 현지 유통 채널에 현지 밀착화된 PB 제품을 공급, 브랜드를 적극 알리겠다는 적극적 뿌리 내리기 계획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해외 타깃은 중국이다. 지난해 5월 올리브영은 중국 상해 화장품상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현지에 PB 브랜드를 유통하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리브영은 현재 PB 브랜드 ‘브링그린’, ‘웨이크메이크’, ‘바이오힐 보’ 등을 현지 유통 채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티몰에 론칭한 ‘브링그린’의 경우 입점 한 달만에 신규 브랜드 판매랭킹 3위, 8월에는 토너 카테고리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현지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티몰, 도우인 등 이커머스 채널에 브랜드 전문관을 입점했으며, 이외에도 일부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중동의 경우, 아이 메이크업 수요가 높은 만큼 색조 위주로 다양하게 제품을 선보여 왔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해외 진출에 PB 상품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K-뷰티 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올리브영이 자사 PB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해당 국가 지역 소비자에게도 신선한 행보다. 다만 외국 고객들도 한국 화장품의 제품력과 질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는만큼 기준이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브랜딩 투자도 당부했다. 그는 “올리브영은 본업이 제조사가 아닌 유통채널이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연구나 해당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는 브랜딩 등이 뒷받침돼야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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