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를 대리해 불법적으로 활동했다는 혐의로 미 연방 검찰에 기소된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가 탈북 다큐멘터리로 에미상 후보에 올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가 발표한 제76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후보 목록에 따르면 테리는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공동 제작자 중 한 명으로 레이철 코언, 제이나 에델바움, 루이스 보센 등 다른 제작자 3명과 함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후보로 오른 부문은 에미상 다큐멘터리 영화제작 부문(Exceptional Merit In Documentary Filmmaking)이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북한 주민의 험난한 탈북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 호평받았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월 이례적으로 이 다큐 영화의 상영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당시 국무부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한다는 명목으로 각계각층 인사들을 행사에 초청했고, 테리는 여기에 패널로 나와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이 다큐 영화는 지난해 1월 독립영화제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미국 공영방송 PBS가 미국 전역에 이 영화를 방영하기도 했다.
테리는 지난해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 관한 질문을 받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다큐멘터리를 본다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후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 만날 때도 이 다큐멘터리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테리는 미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위해 일한 혐의로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된 데 이어 16일 체포됐다. 보석금을 내고 당일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테리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비공개 대화 내용을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정원 요원에게 넘기는 등 한국 정부를 위해 비공개 정보를 취득하고, 한국 당국자들이 미국 당국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는 활동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테리는 국정원에서 명품 코트와 가방, 고급 식사, 3만7000달러(약 5100만 원)의 연구자금 등을 받았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처럼 외국 정부를 위해 활동하려면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법무부에 관련 사실을 신고해야 하지만, 테리는 그러지 않았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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