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반도체 수출 제한 등의 조치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반도체와 기술주 투매가 나왔다.
현지시각으로 1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43.6포인트(0.59%) 상승한 4만1198.08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중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8.93포인트(1.39%) 내린 5588.27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512.41포인트(2.77%) 하락한 1만7996.93포인트에 장을 끝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처음으로 4만1천을 넘으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블룸버그는 미국이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동맹국의 주요 반도체업체에 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를 더욱 강화하도록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허용하면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 사용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외국산 제품에 통제를 할 수 있다는 외국직접생산규칙(FDPR)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FDPR은 미국 밖에서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10% 이상 사용하면 해당 국가에 수출을 할 수 없도록 한 규제 장치이다.
이에 반도체업종과 기술주업종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반도체 관련 주요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6.81% 급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ASML(-12.74%)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음에도 주가가 급락했다. ASML 매출에서 50%가 중국과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TSMC(-7.98%), 엔비디아(-6.64%), AMD(-10.21%), 브로드컴(-7.91%), 마이크론(-6.21%), ARM(-9.55%),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10.48%), 램리서치(-10.07%) 등의 주가도 크게 빠졌다.
반면 인텔(0.35%)은 규제 강화가 현실화하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에 주가가 소폭 올랐다.
메타(-5.68%)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틱톡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자 주가가 떨어졌고 애플(-2.53%), 알파벳(-1.55%), 마이크로소프트(-1.33%), 아마존(-2.64%) 등 기술주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반도체와 기술주 매도 자금이 유입되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4.45%), 존슨앤존스(3.69%), 셰브론(2.19%)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미국 증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반도체기업에 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하자 관련 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떨어져 출발했다”며 “대형 기술주 부진까지 이어졌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개별 종목 이슈에 힘입어 상승하는 차별화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주요 인사들은 가까운 시일 안에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고용시장이 점점 냉각되고 있고 지난 3개월 동안 물가상승률 지표는 연준이 지향하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것) 추세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 목표치인 2%까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지표를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2년물 금리는 4.436%로 0.9bp(bp=0.01%포인트)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는 4.154%로 1.3bp 빠졌다. 30년물 금리는 4.368%로 0.6bp 내렸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물가에 관해 연준위원들의 긍정적 발언에도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동맹국에게 무역제재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보도에 약세를 보였다”며 “중국 규제 강화는 초당적 요구인 점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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