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상반기 대규모 수주와 선박 가격 상승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시 한 번 예전과 같은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는 모양새지만 중국과의 줄어드는 기술 격차는 해결해야할 숙제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선박 수주량에서 한국은 22만CGT(약 9%)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190만CGT(약 78%)를 수주한 중국이 차지했다.
상반기 누계 수주 기준으로 한국은 594만CGT(약 25%)를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 가량 더 많이 수주했다.
수주 호황으로 인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크게 다가선 모양새다.
HD한국조선해양 산하의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은 올해 상반기 각각 42억3000만 달러, 38억 달러 규모를 수주하면서 올해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목표 72억 달러 중 상반기에만 49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 97억 달러 중 절반 가량인 49억 달러를 상반기에 수주했고, 한화오션은 올해 목표의 80% 이상인 60억6000만 달러를 상반기에 수주했다.
이러한 수주 호황에 더해 선박 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1998년 기준 전 세계 선박 가격을 100으로 보고 이후 선박 가격의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인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 6월말 187을 기록해 우상향하는 추세다.
조선업계의 초호황기였던 지난 2008년 8월 신조선가 지수가 191.51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신조선가 지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수주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호실적에도 중국으로부터 추격받는 기술력 부분은 해결해야할 숙제로 지적받고 있다.
앞서 산업부는 “한국의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선박 엔진, 화물창 등 일부 핵심기술이 부족하고 기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것이 약점”이라며 “정부가 기업의 투자 애로를 해소하고 선제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는 등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친환경·스마트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의 경우 한국과 중국 간 기술 격차는 2012년 6.8년에서 2016년에는 절반인 3.4년으로, 2020년에는 1년으로 크게 줄었다. 중국 정부가 2050년까지 전 세계 친환경 선박의 50%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추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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