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남 지역에서 2000년대 중반 입주해 약 20년이 다 되어가는 아파트들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부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축이거나, 재건축 예정 단지가 아니어서 투자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20년차 아파트들마저도 실거래 가격이 다 올라 강남 집값 상승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가격 잠깐 떨어진 틈 타 불티나게 팔린 ‘도곡렉슬’
지난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19㎡가 3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5월 직전 신고가였던 33억7000만원보다 2억8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도곡렉슬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에 2006년 입주했다. 총 34개동에 최고 25층, 3002가구 규모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한티역과 3호선 도곡역이 도보권이고, 대치동 학원가, 주요 학군 등도 가깝다.
올해로 입주한 지 18년이 되어 신축 단지는 아니지만, 재건축하기엔 노후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편이었다. 올 초까지 계속된 부동산 침체기에 강남 지역에서는 가격이 빠지는 속도가 가팔랐다. 신축이나 재건축 예정 단지들보다 빠르게 몸값이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올들어 분위기가 반전했다. 2021년 호황기에 30억원대 초반에 거래됐던 도곡렉슬 119㎡는 집값 침체기였던 지난해 1월 26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다 점차 상승해 올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 상반기 강남에서 9억원 초과 아파트 중 강남구는 도곡렉슬 53건, 래미안블레스티지 44건, 개포래미안포레스트 38건 등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즉,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 가격이 하락한 틈을 타 매수세가 몰리면서 결국 전고점 회복, 신고가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주택 공급 부족 등으로 결국 강남 아파트 시장에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하락했던 단지들도 가격이 다 회복되고 있다”며 “지난해 매수자 우위 시장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진단했다.
■ “강남 ‘22년 하반기~23년 상반기’가 바닥…평당 1억에도 매물 없어”
2008년 입주한 강남 대치동 ‘대치아이파크’에서도 지난달 신고가가 나왔다. 이 단지 59㎡가 지난 6월28일 24억1000만원에 팔려서 직전거래 22억8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올랐다. 이 주택형 역시 지난해 19억8000만원까지 하락했었다. 작년 하반기 점차 상승해 22억원 선에 거래됐고 올들어 6월 첫 거래에 1억~2억원이 더 올랐다.
2005년 지은 역삼동 ‘역삼래미안’ 같은 평수는 이달 1일 20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18억8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에서 서서히 올라, 한 달 만에 2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에는 15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빠졌었는데, 1년 만에 5억원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남 신축 아파트의 경우는 현재 평당 1억 밑으로는 매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강남에서 신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개포동의 경우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아 아이파크’ 전용 59㎡(24평) 보류지 매물이 25억5000만원에 팔려 평당 1억원을 가뿐하게 넘겼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개포동 신축 30평대 주택은 30억원 밑으로 매물을 찾기 어려울만큼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이관우 개포1번지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가 강남 집값 바닥이었고, 신축부터 매수세가 이어지더니 전 주택이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며 “지은지 20년 된 아파트까지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신축 단지들은 매물이 더 줄고, 가격 오르는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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