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중 시행…소비자 선택권 확대 전망
다양한 상품 라인업·고수익 등 매력 부각
이동 간편화…‘시장 우위’ 은행 추격 속도
올 4분기 정부가 추진하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의 본격 시행과 함께 투자자들의 수요가 은행에서 증권사로 향하는 ‘머니무브(자금이동)’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정적인 노후 대비를 위해 퇴직연금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증권사의 높은 수익률이 보다 부각될 것이란 기대감이 서려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를 비롯한 은행·보험사 등 국내 45개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오는 10월 15일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관련 시스템 개발 및 안정성 확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운용 중인 금융사의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옮길 때 기존 상품(포트폴리오) 그대로 옮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금융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사업자인 금융사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퇴직연금 가입자는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옮길 때 운용 중인 투자상품을 손실 여부와 상관없이 전부 매도하고 현금화하거나 만기일까지 기다린 뒤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금융사마다 취급하는 투자상품이 다르기에 현금만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다소 번거로운 과정에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된다는 시장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는 오는 10월 퇴직연금 현물이전이 시행되면서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제도 시행에 맞춰 증권사들은 모바일 쿠폰 지급 등과 같은 방법으로 신규 고객·적립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의 이동이 한결 쉬워진 만큼 제도 시행과 함께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4000억원이다. 이 중 은행이 198조원 규모로 절반 이상(51.8%)의 비중을 차지했고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투자업계가 86조7000억원(22.7%)으로 은행의 뒤를 추격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높은 수익률을 내세우며 머니무브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쟁 업권인 은행은 보수적인 기조가 강해 퇴직연금 상품 심의가 까다로워 상품이 비교적 적은 반면 금융투자업계의 경우 채권·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전략으로 고수익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투자업계의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7.11%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업권(5.26%)뿐 아니라 은행(4.87%)의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4분기 중 도입되면 만기 이전에도 사업자 변경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판단에 따라 자금이 빈번하게 이동할 것”이라며 “최근에는 퇴직연금 내 ETF 보유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 제도 시행 이후에도 증권사를 택하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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