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파리 올림픽은, 역대 최악의 성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 대회다. 아예 본선 티켓을 놓친 종목들이 많아 선수단 규모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고, 각본 없는 드라마라 불리는 스포츠에서 섣부른 예측은 오판을 불러올 뿐이다.
어려울 때 탄생한다는 영웅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태극전사들은 주위 목소리에 신경 쓰지 않은 채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암울한 전망은 밝은 기대로 바뀐다.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파리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도록 하겠다”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경희대)이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한 선봉장으로 나선다. 첫 올림픽 출전이지만,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새기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파리올림픽 남자 58㎏급에 출전하는 박태준은 태권도 종목 첫날인 8월7일 가장 먼저 출전한다. 박태준이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따라 태권도 대표팀 전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대표팀 막내인 그가 태권도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22년 한성고 재학 중이던 박태준은 세계태권도연맹(WT)이 신설한 유망주들의 국제 대회 월드 그랑프리 챌린지에 출전해 남자 58㎏급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박태준은 첫 세계대회 우승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같은 해 10월 WT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에서 2020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와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를 차례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6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비올림픽 체급인 남자 54㎏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대회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그랑프리와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제패한 박태준은 지난 2월 최고 무대인 올림픽 진출권까지 따냈다.
규정상 올림픽출전권은 해당 체급 WT 올림픽랭킹 5위 안에 드는 선수에게 주어진다. 그러나 당시 랭킹 5위였던 박태준은 한국 태권도 에이스로 꼽히던 장준(한국가스공사)이 WT 올림픽랭킹 3위를 기록하고 있어 별도의 선발전을 치러야 했다.
이전까지 장준과 6번 겨뤄 모두 패했던 박태준이기에 올림픽 출전은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박태준은 2월 제주도에서 열린 선발전에서 장준을 2-1로 꺾고 당당히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의 에이스라는 거대한 벽을 넘은 박태준은 이제 구겨진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박태준이 출전하는 남자 58㎏급은 한국 태권도와 유독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역대 13차례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8㎏급에서 총 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올림픽에선 단 1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박태준의 롤모델인 이대훈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이후 대회에서는 김태훈과 장준이 해당 체급에서 동메달 획득에 그쳤다.
박태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선배들의 한까지 풀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본인의 강점인 체력과 다양한 발차기를 단련하고 있다.
첫 올림픽 출전인 만큼 경험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도 박태준은 당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파리 올림픽에서는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받을 텐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면서 “최대한 관심을 즐기며 준비한 걸 모두 쏟아내고 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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