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동박 업계, 실적 악화 등 부진 길어져
소재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활로 모색
국내 주요 동박 업체들이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기존 주력 제품인 동박이 전방 산업의 침체 여파로 수요가 충분치 않아 타개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관련 기업들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등 이차전지 소재에 주목하며 개발·양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국내 동박 업체들은 기존 주력 제품 외의 다른 소재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대체 매출원 모색에 나선 것이다.
SKC는 실리콘 음극재에 주목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혼합해 사용한다. 실리콘 함량이 높으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개선되고, 배터리 충전속도도 빨라진다.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속도는 셀 업체의 오랜 과제여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의 필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보급형 전기차에 사용되는 저함량과 프리미엄급에 사용될 고함량 실리콘 음극재를 모두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 수원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4분기부터 고객사 인증을 진행한다. SKC는 2021년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영국 넥시온에 8000만 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해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본격적으로 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셀 업체들이 매진하고 있는 전고체, LFP(리튬·인산·철) 맞춤형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익산 2공장에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파일럿(시제품 생산) 설비를 착공했다. 올해 연말까지 시험 가동 및 안정화 단계를 거쳐 고객사로부터 성능 검증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이온 전도도와 기계적 유연성이 높아, 현 시점 가장 유력한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로 꼽힌다. 전고체 배터리는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차세대 배터리로, 보편적인 전기차용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업계 관심이 쏠리는 제품이다.
여전히 수요가 지속되는 LFP 배터리용 양극활물질도 사업화를 진행 중인 소재 중 하나다. 올해 안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뒤 내년 하반기쯤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LFP 양극재보다 에너지밀도를 높인 고밀도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새롭게 추진하는 소재 포트폴리오 중 가장 사업화가 임박한 소재기도 하다.
LFP 배터리는 저가형 전지로 이미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7%에서 오는 2026년 47%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조금 침체한다지만 확장성이 어마어마한 건 무시 못 한다. 그런 측면에서 한가지 소재로만 시장에 뛰어드는 건 오히려 손해 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교수는 “자세히 보면, 차세대 배터리에 탑재되는 소재를 중심으로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인 만큼 빠르게 양산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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