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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 관련 정책, 시장에만 맡기는 정부, 관심 없는 국회… 금투업계, 관련 비용만 ↑

아주경제 조회수  

그래픽임이슬 기자
[그래픽=임이슬 기자]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밸류업 정책, 금융투자소득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금융투자업계는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문제 발생 시 책임은 어디까지 져야 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잠재적인 비용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는 최근 정부가 밀어붙이는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Naked Short Selling Detecting System)’ 개발과 금투세 전산 시스템 개발에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확정된 사안이 없어 헛투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 기관투자자(투자 은행 등), 거래소 등을 대상으로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 개발을 오는 12월 말까지 완료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내년 3월 거래소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 구축 추진이 예정된 만큼 올 연말까지는 시스템을 완비하겠다는 계산이다.
 
지난달 금감원은 증권사와 기관투자자 등에 ‘공매도 주문 위탁자(증권사) 점검 체크리스트’를 배포하고 다음 달 3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참고해 주문 체크 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까지 NSDS를 구축하고 4월에는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수탁사 지위를 가진 증권사들은 불법 공매도 등 문제 발생 시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를 궁금해 하고 있다. 거래, 업무 분장, 시스템 운영부터 공매도 최종 단계까지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거래소가 각각 비용을 대지만 문제에 대한 책임은 불분명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SDS 구축 비용은 회사 자체적으로 부담하지만 기관투자자의 주문 방식, 업무 공유 등에서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면서 “정부가 시스템을 모두 컨트롤하려고 하는데 이에 맞추기가 기술적으로 힘들고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지는 누구에게로 가는지 등 명확한 규정이 없어 준법감시인과 이와 관련해 계속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NSDS뿐 아니라 금투세 전산 시스템 개발에도 비용을 쏟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금투세 원천징수 시스템 개발을 위해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하며 수백억 원을 투자해 시스템 구축 작업을 몇 년째 진행하고 있다. 금투세를 놓고 금융당국은 폐지, 야당은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일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A증권사는 1단계 준비에만 70억원을 투자했다. 총 130억~140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B증권사는 1단계 투자에 약 140억원을 쏟아부었다. 투자자들이 HTS나 MTS를 통해 수익에 따라 세금을 얼마나 내게 되는지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췄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한 증권사는 이미 1~2단계 수준을 지나 2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는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확대 등을 위해 리테일 고객 모셔오기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매도 재개 여부, 금투세 추진 등은 모두 과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밀어붙였던 과제들이다. 그러나 해당 법안 도입을 놓고 여야 간 합의가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회는 방송법개정안을 두고 대립이 첨예하게 반복되면서 당력이 분산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자법·방통위법 개정안) 등을 놓고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밸류업 정책이 테마성으로 끝났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상장사들은 관련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이행해야 할지도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밸류업 정책 일환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서를 상장사들에 요구했다. 내용에는 기업개요, 현황진단(사업현황·재무지표·비재무지표) 등 기업의 과거·현재 상황뿐만 아니라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등 미래 계획도 종합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상장사가 직접 연 1회 등 작성해 공시를 해야 한다. 정해진 수식도 없고, 작성을 도맡는 회계법인과 컨설팅, 법무법인만 수혜를 본다는 산업계의 불만이 나온다. 

한 상장 기업 관계자는 “기업에 확실한 인센티브가 없으면 인력과 리스크를 떠안고 밸류업 계획 공시를 하려고 할지 의문”이라면서 “거래소에서도 회계법인을 통해 무료 컨설팅 프로그램을 제시했지만 기업들은 반응이 없다. 시키기는 대로 했다가 성과가 안 나오면 불성실 공시로 낙인을 찍혀 주가가 흔들릴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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