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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의 Tech·Knowledge] 탄소배출 주범 데이터센터…’지속 가능성’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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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그림 [자료=DALL-E]

인공지능(AI) 열풍이 지구 온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를 학습시키기 위해선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량이 극심하다는 것이다. AI의 성능이 발전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날 걸로 전망되면서 탄소 배출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2022년 전체 전력 수요의 2%에 해당하는 460테라와트시(TWh)였지만 2026년 최대 1050TWh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러시아·일본의 연간 전력 소비량에 버금가는 규모다.

문제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사실상 제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각국이 AI 기술 경쟁력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AI 주권을 의미하는 ‘소버린 AI’가 새로운 국가경쟁력의 지표로 부상했다. 이렇다 보니 특정 국가가 데이터센터 신축을 규제하더라도 다른 국가에서 이를 적극 유치하려는 상황도 벌어진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센터 자체를 규제하기보단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분산 에너지 활용과 액체냉각, 액침냉각 등이 떠오르고 있다.
 

수많은 서버 24시간 작동···냉각장치, 전체 전력 40% 소모

데이터센터가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이유는 수많은 고성능 컴퓨팅 자원이 24시간 내내 작동해야 해서다. AI 모델 학습과 빅데이터 분석이 매우 높은 연산 능력을 요구하는 만큼 그래픽처리장치(GPU)·텐서처리장치(TPU) 등 고성능 하드웨어가 사용된다. 이러한 하드웨어는 일반 중앙처리장치(CPU)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24시간 동안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버와 여러 장비가 과열될 수밖에 없다. 이를 식혀줄 냉각장치가 작동해야 하는데, 전력 소모량이 만만치 않다.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의 40%를 사용한다. 

냉각장치를 중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과열된 장비를 식히지 않으면 성능 저하와 고장이 날 수 있다. 만약 고장이 나게 된다면 데이터 손실과 수많은 웹사이트·애플리케이션의 작동이 중지된다. 

현재는 환풍기(팬)과 에어컨을 사용한 ‘공랭식’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비유하자면 에어컨을 통해 차가운 공기를 서버 내부로 투입하고 환풍구를 통해 뜨거운 열을 밖으로 빼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30년 탄소중립 약속한 빅테크···AI 시대되니 “못 지킨다”

지난 2019~2020년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오는 2030년에 탄소중립(넷제로)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AI 등장으로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탄소 배출량은 약 1430만톤(t)으로 직전 연도 1260만t보다 13.5% 증가했다. 3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66.3% 늘었다. 구글은 이번 보고서에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신설로 인해 사실상 기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5월 MS가 발표한 지속 가능 보고서에 따르면 MS는 2023년에 약 1535만t의 탄소를 배출하며,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메타(옛 페이스북) 역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년 200만t씩 늘어나고 있다. 2019년 629만t에서 2020년 856만t, 2021년 1016만t을 배출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탄소 배출량이 총 6900만t으로 직전년보다 3% 감축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의로 축소해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는 “소매 기업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모든 제품의 배출량을 포함해야 하는데, 자체 브랜드 제품만 추적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 지속가능성 요구···’액침냉각’ 비용 가장 저렴
SK텔레콤의 액침냉각 설비 구축 현장 사진SKT
SK텔레콤의 액침냉각 설비 구축 현장 [사진=SKT]

최근 업계에선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분산 에너지다. 기존 중앙집중형 발전 방식과 달리 데이터센터 근처에 소규모 발전기를 분산 배치하는 방식이다. 특히 풍력이나 태양열 등 재생 에너지 발전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재생 에너지는 특성상 계절·날씨에 따라 에너지 수급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 전력 수급이 중요한 데이터센터에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란 지적도 나온다.

액체냉각 방법도 확산하는 추세다. 컴퓨팅 장치 주변에 관을 설치하고 냉각수를 흘려보내면, 펌프를 통해 냉각수를 순환시키고 데워진 물을 외부 공기와 접촉해 다시 시원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물은 공기보다 열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어 기존 공랭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다만 설치 기술이 복잡하고 누수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 걱정이 없는 액침냉각 방식도 거론된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한 액체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버와 기타 장비를 전도성이 없는 절연 액체에 담근다. 액체가 열을 흡수하면 열교환기를 통해 열을 방출하고 다시 차가워진다. 차가워진 액체는 다시 탱크로 들어와 장비를 다시 냉각한다. 

액침냉각 방식은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이다. 상용화된다면 현재 존재하는 방식 중 가장 비용이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개발 난이도가 높고 절연 액체에 담긴 장비를 유지 관리하기 어렵다는 애로사항이 따른다. 일부 전자 장비는 액침냉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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