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인공 암벽을 오르는 스포츠클라이밍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여 꽤 인기를 얻었고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입지도 커져 스포츠클라이밍에 걸린 금메달 개수도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스포츠클라이밍과 함께 도쿄에 이어 2연속 정식 종목이 된 스케이트보드(4개)와 서핑(2개)의 금메달 개수가 동일한 것과는 대비를 이룬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 선수가 볼더링, 리드, 스피드 등 세부 종목을 모두 치르는 콤바인만 진행됐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콤바인(볼더링+리드)과 스피드, 2개 종목으로 나눠 펼쳐진다.
스포츠클라이밍은 경쟁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흥미를 유발한다.
볼더링은 선수가 4분 안에 로프 없이 최대한 적은 시도로 4.5m 높이의 암벽을 올라야 한다. 리드는 6분 안에 1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인종 구조물을 잡고 최대한 높이 등반해야 한다.
이번에는 콤바인 순위 선정 방식도 바뀌었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각 세부 종목의 순위를 곱해서 가장 낮은 총점을 기록한 선수가 금메달을 가져갔지만, 파리 올림픽 콤바인은 볼더링과 리드 종목에서 얻은 점수를 더해 순위를 가린다. 콤바인의 만점은 200점(볼더링 100점+리드 100점)이다.
스피드는 ‘시간 싸움’으로 15m 높이의 암벽을 누가 가장 빨리 오르는지를 놓고 경쟁한다. 1대1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로 진행, 이기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만 패하면 곧바로 탈락한다. 단 몇 초 만에 오랜 기간 준비한 올림픽이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집중력과 지켜보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은 도쿄 대회에서 빈손에 그쳤지만,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기대한다. 남녀 콤바인의 이도현(서울시청·블랙야크)과 서채현(서울시청·노스페이스), 남자 스피드의 신은철(더쉴·노스페이스) 등 3명 모두 메달 획득을 자신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콤바인 은메달을 획득한 이도현과 서채현은 파리 올림픽에서도 시상대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IFSC) 세계랭킹은 이도현이 남자 볼더링 3위, 서채현이 여자 리드 3위에 자리하는 등 국제 경쟁력을 갖췄다.
파리까지 가는 길도 평탄했다. 이도현은 파리 올림픽 퀄리파이어 시리즈(OQS) 1·2차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 95점을 기록,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서채현도 같은 대회에서 4위(랭킹 포인트 81점)라는 좋은 성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특히 서채현은 올림픽 출전이 두 번째다. 동메달을 바라봤던 도쿄 대회에서는 주 종목인 리드에서 35홀드 이후 떨어져 최하위에 그쳐 물을 흘렸다.
서채현은 꾸준하게 국제대회에서 값진 경험을 쌓은 데다 콤바인 종목에서 취약 종목인 스피드가 빠진 만큼 자신감도 커졌다. 그는 “이번에는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은철은 OQS 1·2차 대회에서 종합 11위에 그쳤지만, 스피드 종목의 ‘국가별 쿼터(한 나라에서 남자 2명·여자 2명 출전)’ 혜택을 받아 막차로 파리행 티켓을 잡았다. 행운의 주인공이 된 신은철은 최근 4.8초대까지 기록을 단축, 올림픽 무대에서 이변을 노린다.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은 대회 막바지 메달 잔치에 힘을 보탠다. 남자 스피드 결선은 현지시간으로 8월 8일, 남자 콤바인 결선은 9일, 여자 콤바인 결선은 10일 열릴 예정이다. 파리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면, 스포츠클라이밍은 새로운 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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