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금융권이 휴가철을 맞아 체크카드 고객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해외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특히 해외 ATM 인출수수료를 면제했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우며 광고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 사이에서는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기가 어렵단 볼멘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하나카드와 함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지난 2022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국민은행 역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지난 4월 출시하며 ATM 인출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했다. 신한·우리·농협은행도 잇따라 트래블카드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해외여행에 특화된 체크카드를 출시하는 이유로는 신용카드 시장과 비슷할 정도로 체크카드 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은행계 카드사(하나·신한·우리·KB국민)의 체크카드 해외 이용금액은 약 1조8800억원이었다. 이는 국내 7개 전업 카드사(현대·롯데·삼성 포함) 해외 체크카드 전체 결제액(약 1조8945억원)의 99.2%에 달한다.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은 분위기다. 해외 ATM 인출수수료가 완전히 면제될 줄 알고 체크카드를 사용했는데 현지에선 수수료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많다. 과장광고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수료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지 않고 부풀리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는 현지에 존재하는 수많은 ATM회사 및 은행과 계약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현지 금융사마다 수수료 정책이 달라 국내 금융사가 수수료 면제를 하더라도 현지에서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금융사 입장에선 해외 금융사마다 가진 수수료 정책을 모두 고지할 수도 없는 일이다.
업계에선 체크카드 고객들이 실제로 수수료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앱 등을 통해 협의가 이뤄진 현지 금융사의 ATM 위치를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다. 고객에겐 몇 달러에 이르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 큰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지 금융사마다 다른 인출 수수료를 비교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고객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면서 “특히 고객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 위주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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