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물·바람·휴식 등 24시간 온열질환 대비해야 합니다”
17일 올해 처음으로 수도권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이날 서울 가산동 롯데택배 서울구로지점 근로자들은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기자는 17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가 ‘제7차 안전일터 조성의 날’을 맞아 롯데택배 서울구로지점에서 실시한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에 동행했다. 이 자리에는 윤기한 지사장, 신인철 안전보건부장, 문부성 경영교육부 차장 등 공단 관계자 7명이 참석했다.
덥고 습한 날씨에 현장에 들어선 순간 안경에 김이 서렸고 그 너머로 희미하게 근로자들이 보였다. 당시 시간은 오전 9시가 되기 전으로 근로자들은 택배를 배송 구역별로 분류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현장 앞 사거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는 모습과는 상반됐다. 물류센터는 업종 특성상 쉬지 않고 24시간 가동돼 낮과 밤의 구분이 없다.
윤 지사장은 “물류센터는 실내에 에어컨 등 냉방장치를 설치하기 쉽지 않아 근로자들이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물, 바람(그늘), 휴식 3대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주고 새벽시간에도 방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캠페인 시작에 앞서 기자는 1층에서 시원한 얼음물을 받을 수 있었다. 롯데택배 서울구로지점은 지하 1층 지상 3층 총 3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다. 근로자가 실제로 상하차 작업 등을 하는 공간은 지하 1층과 지상 1층이다.
롯데택배 관계자는 “오전, 오후 작업 시작 전 하루 두 번 1층에서 전 근로자 대상 TBM(Tool Box Meeting,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을 실시하고 있다”며 “같은 층에 마련된 냉동고에 주기적으로 얼음물을 채워 근로자들이 수시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냉동고 2대를 확인해 본 결과 200병 이상의 얼음물이 비치돼 있었다. TBM 회의실에는 4개의 폭염 응급키트와 식염포도당도 마련돼 있어 온열질환으로 인한 응급상황 발생 시 병원에 이송되기 전까지 신속한 안전조치가 가능해 보였다.
지하 1층에 내려간 윤 지사장은 작업장에 설치된 대형선풍기 개수를 확인했다. 롯데택배 관계자에 따르면 근로자 3명당 1대 꼴로 작업장에 선풍기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기자는 30분 남짓 한 시간을 실내에서 걷기만 했을 뿐인데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고 대형선풍기 앞에서 얼음물을 마시자 어지러움은 해소됐다. 온열질환 3대 예방수칙(물, 바람(그늘), 휴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신인철 안전보건부장은 작업장에 설치된 온도계와 습도계를 확인했는데, 지하 1층은 29도(습도 60%), 지상 1층은 27도(습도 80%)를 가리켰다. 신 부장은 “근로자가 일하는 장소에는 온·습도계를 비치해야 하고 관리온도 범위를 정해야 한다”며 “관리온도를 벗어날 경우 근로자에게 휴식을 부여하거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보건공단의 온열질환예방가이드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경우에는 매시간 10분, 35도 이상은 15분 이상의 휴식을 근로자에게 부여해야 한다.
롯데택배 서울구로지점의 경우 3층에 근로자를 위한 휴식시설이 마련돼 있다. 지하 1층에서 계단으로 이동해도 도보 5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한편 공단은 이날 작업 중인 근로자 전원에게 온열질환 예방 수칙이 담긴 부채와 쿨키트(쿨토시·쿨타울·일회용 땀흡수밴드)를 제공했다.
윤기한 지사장은 “물류센터 근로자의 경우 24시간 상하차 작업으로 물류 분류작업장의 온도와 습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정오부터 15시 사이에 분류 작업 경우 충분한 휴식시간과 수분섭취를 보장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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