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감사위원이 뒤바뀌었다는 논란으로 시작된 KISCO홀딩스와 소액주주의 법정공방이 길어지고 있다. 법원은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줬지만, KISCO홀딩스가 항소 의지를 밝히면서, 감사위원 선임을 위해 뭉쳤던 소액주주연대의 결속이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ISCO홀딩스는 부산고등법원이 김월기 사외이사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이의신청(항고)을 기각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KISCO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는 김월기 당시 후보와 심혜섭 변호사의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대주주와 소액주주연대의 표대결이 펼쳐졌다. 김월기 후보가 사측제안, 심혜섭 변호사가 주주제안 후보였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장세홍 회장의 지분이 50%를 넘어서며 소액주주연대의 열세가 예측됐지만 해당 안건은 3%룰이 적용돼 연대측에도 승산이 있었다. 상법은 주주총회에서 감사 또는 감사위원 선임 시 특수관계인 포함 대주주가 행사 가능한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결과는 김 후보가 322만6758표, 심 변호사가 320만3062표를 얻어 2만3696표 앞선 김 후보의 당선돼 사측의 승리로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던진 표가 무효라는 주장이 뒤늦게 제기됐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일임받은 자금으로 운용하는 펀드에 포함된 주식 2만4507주가 의결권을 위임받지 않고 표결에 사용된 것. 국민연금의 표를 제외하면 심 변호사가 811표 차이로 김 후보를 제치는 상황이었다.
이에 심 변호사는 주주총회가 끝난 지난해 3월 김 이사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을 신청했다. 또 이와 별도로 심 변호사와 소액주주연대, 국민연금공단은 해당 의안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본안)을 지난해 5월 제기했다.
가처분에 대한 1심 판결은 지난 2월, 본안에 대한 1심 판결은 지난달 내려졌다. 법원은 두 소송 모두에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김 이사의 직무대행으로 유희찬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KISCO홀딩스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항고가 기각된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재항고는 검토중”이라면서도 “본안에 대해서는 공시한 것처럼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이사의 본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8개월 남짓 남은 상황이라 그전까지 법원의 최종적인 판결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 변호사는 “법원의 최종판단을 통해 현재 상황에서 크게 바뀔 건 없다”면서도 “누구의 주장이 정당한지를 따지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법정공방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송전이 길어지면서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뭉쳤던 소액주주연대가 구심점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정공방이 길어지면서 중간에 주식을 매도하며 이탈하는 주주들이 생길 것”이라며 “향후 최종심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연대측에서 주주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자사주 500억원 매입 △심혜섭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을 주주제안 안건으로 내놓았던 연대측은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 1조원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라고 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KISCO홀딩스가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로서는 특별한 주주행동 계획은 없다”며 “주식을 매도한 주주들이 있는지는 현재 모르지만 (주식을 사고 파는 건)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KISCO홀딩스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사주 122만5107주(298억원)를 취득했다. 또 소송과는 별개로 주주환원 정책은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KISCO홀딩스 관계자는 “진행중인 소송의 결과가 향후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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