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축구인들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는 축구계 대원로 이회택 OB축구회장(78)이 축구계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17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감독 선임 과정에서 어느 정도 문제가 있지만, 홍명보 감독은 축구인들로 꾸려진 강화위원회가 뽑는 지도자”라며 “선임 이후 발생한 수많은 논란에 대해 축구인들부터 말을 아끼면서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지성, 박주호 등이 여기저기에서 너무 비판하는 소리만 쏟아내고 있다. 선임 과정에서 나온 문제는 시정해야 하지만 지금은 축구인들이 서로 싸우거나 헐뜯지 말고 축구계 안정을 위해 힘을 합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 박지성, 박주호, 이동국 등 전 국가대표 선수들은 개인 유튜브나 인터뷰 등을 통해 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거론하면서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질타했다. 축구계에서 전력강화위원들과 회의진행 과정에 대한 내부 폭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도 있었다.
다만 이 회장은 “박지성, 박주호 발언을 영상 등을 통해 직접 봤고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협회, 전력강화위원회 행정에서 잘못된 부분들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실히 고쳐지도록 협회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이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있다. 그래도 후배들이 마치 나쁜 놈처럼 표현할 정도로 그릇된 사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현재 한국 축구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며 “축구인들이 모두 대동단결해도 극복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동안 대표팀, 협회가 팬들을 실망시키는 일을 종종 해서 팬들의 신뢰를 많이 잃은 게 너무 안타깝다. 협회 직원들, 축구인 모두 반성하고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정치가 국민을 실망시킨 것처럼 축구도 팬들을 실망시켰다”며 “혼란한 시기에 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기 위해 축구계라도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구단, 각급 대표팀, 선수들, 지도자들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후배 축구인들이 화합하는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 회장은 홍명보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일단 감독이 선임됐고 홍 감독도 결국 축구인들이 뽑았다”며 “이미 선임된 만큼 축구인들은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을 믿고 맡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협회, 홍 감독을 비판하는 후배들도 언젠가는 협회장, 대표팀 감독, 프로팀 감독이 될 재목들”이라며 “서로 최소한 예의를 지키면서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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