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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Law] 대한축구협회, 박주호에 ‘법적대응’ 예고…처벌 가능성은

이투데이 조회수  

대한축구협회(KFA)가 최근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것과 관련해 전 국가대표였던 박주호의 폭로전이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관련 쟁점은 무엇이고, 처벌 가능성은 있는지 이힘찬 변호사(법무법인 LKB & Partners)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습니다.

뉴시스 홍명보 감독.

대한축구협회(축협)가 전력강화위원으로서 감독 선임 과정에 참여했던 박주호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주호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축협의 주장은 박주호가 축협 측과 비밀유지서약서를 체결했음에도 개인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감독 선임에 관해 자의적 시각으로 왜곡했고, 언론과 대중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등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박주호에 대한 축협의 대응이 성급했다거나 실망스럽다는 반론도 있다. 특히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표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박주호의 발언에 대해 법률상 제재를 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형사처벌 어려워

축협이 거론하는 부분은 박주호와 비밀유지서약서를 체결했다는 점이다. 쟁점은 박주호가 홍 감독의 선임 절차를 폭로한 행위를 구체적으로 어떤 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다.

흔히 비밀유지서약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들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계약관계 등에 따라 영업비밀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사용‧공개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하지만 영업비밀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써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감독선임절차에 관한 내용이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거나 영업활동에 유용한 정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형법상 비밀누설죄도 언급한다. 다만 형법은 의사·한의사 등 일정한 직업에 종사하는자가 직무상 얻은 타인의 비밀을 누설한 경우 혹은 공무원 등이 비밀을 누설한 경우 처벌하고 있을 뿐이다. 박주호의 경우 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박주호의 발언으로 축협이나 다른 전력강화위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박주호의 발언이 중요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고, 진실과 약간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는 경우라면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박주호의 발언은 그가 직접 경험한 바를 토대로 한 것인 데다 국민적 관심사와 관련돼 있고, 사회의 여론 형성에 기여한 만큼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따라서 처벌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 홍명보 감독이 한국 A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에 당황하고 있다.

만약 박주호의 발언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거나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면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 다만 박주호의 발언 중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가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박주호의 발언은 전력강화위원회의 활동 과정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를 물색‧접촉한 과정을 회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국내파 감독에 관한 개인 의견을 담고 있다. 이것만으로는 특별히 허위의 사실이라고 의심될 만한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힘찬 변호사는 “향후 축협 측에서 박주호 발언의 어느 부분이 객관적 진실과 배치되는지를 분명하게 규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손해배상도 구체적인 손해 입증 어려워

박주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약 박주호가 폭로한 내용이 축협과 체결했던 비밀유지서약의 범주 내에 포함된다면, 박주호는 계약위반의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과연 어느 정도의 손해가 발생했는지, 손해 발생을 주장하는 축협 측에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 과연 이를 입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명예훼손을 원인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나 앞서와 같이 박주호의 발언이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면, 이 또한 공익을 위한 것에 해당하여 손해배상청구가 인용되기는 쉽지 않다.

이 변호사는 “축협 측에서 조금 더 공정한 잣대로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면 이처럼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축협이 국내 축구의 발전을 위해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

이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LKB & Partners 소속 변호사로서 가맹사업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국내 굵직한 민·형사 소송의 담당변호사로 참여하면서 의뢰인을 위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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