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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자폭 소멸’ 가속 페달…꽃놀이패 쥔 민주당

이투데이 조회수  

“분열” 불안한 與 내부 분위기
범야권, 대여 공세 수위 높여
8월 ‘채상병 특검법’부터 시작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선언을 위해 소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당 대표 후보를 향해 제기된 의혹들이 몰고 올 후폭풍을 놓고 여야가 분주히 주판 알을 튕기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으로 굳혀진 분위기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댓글팀 운영’ 의혹 등에 대해 형사처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표 드루킹 사건이 될 수 있다”, “당이 분열될까 두렵다”고 전했다. 2018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경우도 이를 지시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업무방해죄’(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를 적용 받아 징역 2년 형이 확정됐다.

한 후보가 당선된다면 한동안 당내 갈등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여권의 주된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한 후보가 당선된다면 대통령실의 첫 입장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며 “‘김옥균 프로젝트’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의 ‘3일 천하’에 빗댄 표현으로,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후보를 대표직에서 쫓아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친윤계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다만 “친윤계 A 의원이 전직 친윤계 의원 B 씨와 회동했다”는 등의 목격담은 그치지 않고 있다.

후보들 간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한 후보는 이날 CBS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를 향해 “본인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며 형사사건 청탁 사실을 폭로했다. 나 후보는 2019년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후보는 원희룡 후보와도 ‘댓글팀’ 폭로, 사천(私薦) 의혹 등으로 비방전을 펼쳤다.

밖에서는 범야권의 공세를 막아내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6일 “불법 댓글팀이 운영된 것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최악의 국정농단이자 국기 문란, 중대범죄일 것”이라며 “즉시 수사에 착수해야 하며, 만약 수사기관이 의지가 없다면 특검으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1호 법안인 ‘한동훈 특검법’에 불법 댓글팀 운영 의혹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반면 민주당으로선 ‘꽃놀이패’를 쥐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두 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부터 주도권을 쥘 요량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방송3법 등 민생법안들을 28일 본회의에 우선 올릴 것이고,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은 적절한 시점을 보고 있다”며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되더라도 ‘플랜B’가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 후보가 당 대표에 취임한 뒤 열린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되면 한 후보의 당 내외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한 후보가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수정안을 약속했음에도 특검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무능력하다”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은 8월 1일 본회의 개의를 우원식 국회의장에 요청한 상태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법이 재의결에서 부결되더라도 특검 추천권을 제3자에 주는 수정안이나 상설특검을 또 추진할 수 있다. 원내정책수석부대표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하게 된다면 더 확대된 (내용의) 특검법을 발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후 한 후보의 ‘댓글팀’ 의혹, 패스트트랙 공소 불법 청탁 관련 수사를 요청할 전망이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청탁금지법상 공직자가 부정 청탁을 받은 경우 그 내용을 신고하고, 소속 기관장은 신고 내용을 조사해 관련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다”며 “하지만 오늘 한 후보 말을 들어보면 당시 법무부 장관인 한 후보는 불법 청탁을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드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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