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에 적대심을 드러냈다. 반면, 팀 쿡 애플 CEO와 월가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누구에게도 보복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저커버그와 베이조스를 향해 적대감을 드러냈다.
베이조스가 소유한 언론사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재임 시절 그의 거짓 주장을 집계하는 기사를 쓰는 등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낸 바 있다.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는 정말 불공정하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만 이번 인터뷰는 피격 사건 전에 진행된 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암살시도가 벌어진 후 베이조스는 “우리의 전 대통령은 오늘 밤 말 그대로 총격전 속에서도 엄청난 우아함과 용기를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베이조스가 사실상 트럼프 지지를 표한 것으로 해석했다.
트럼프는 저커버그를 향해서도 부정적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해외 기업보다 자국 기업을 우선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틱톡은 예외로 뒀다. 그는 “경쟁이 필요하기 때문에 틱톡을 지지한다”며 “틱톡이 없으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만 남고, 그건 바로 저커버그 회사들”이라고 말했다. 틱톡 금지로 저커버그가 혜택을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대선 불복 사태 이후 페이스북이 트럼프의 계정을 무기한 차단한 것과 관련해 앙금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는 “(SNS는) 너무 거대해졌고, 너무 강력해졌다”면서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청소년을 파괴하길 원치 않는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보라. 자살도 포함해서 말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초 저커버그는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SNS로 인해 성범죄, 마약, 자살 등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에게 사과한 바 있는데, 트럼프는 이를 염두에 두고 SNS를 비판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트럼프는 쿡과 다이먼은 높이 평가했다. 과거 다이먼을 ‘매우 과대 평가된 세계주의자’라고 공격했던 트럼프는 이번 인터뷰에서는 다이먼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는 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솔직해지자”며 트럼프의 경제·외교·이민 정책 등이 틀리지 않았었다며, 트럼프를 치켜세운 바 있다.
또한 트럼프는 쿡을 ‘매우 훌륭한 사업가’라고 칭했다. 집권 시절 쿡의 비공개 요청으로 대면 만남이 이뤄졌던 때를 회상하며, 자신이 애플이 미국에서 맥프로를 생산하도록 쿡을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국산 애플 제품에 대한 관세를 우려하는 쿡에게 트럼프는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국내 생산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애플은 텍사스에서 맥프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트럼프는 다이먼, 쿡 등 미국 기업인 100여명이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관련한 CNBC 보도를 비난했다. 이 기사에는 행사에 참석한 익명의 CEO가 “트럼프는 놀라울 정도로 종잡을 수 없고, 갈팡질팡하는 인물”이라는 발언이 실렸다. 트럼프는”CNBC는 우리가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내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NBC 대변인은 “사과하지 않았다. 소통 창구를 열어두는 것만 논의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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