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과수 농가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제초나 운반 로봇을 볼 수 있게된다. 농촌진흥청은사람 대신 농작업을 하는 로봇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을 거쳐 내년부터 시범 보급에 나선다.
17일 농촌진흥청은 신기술 시범 보급 사업을 통해 제초로봇과 운반로봇을 내년 각각 7개소, 5개소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전동화된 방제로봇은 내년 현장 실증연구에 나서며 내후년부터 3개소에 적용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핵심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각 로봇에 관한 산업재산권을 확보한 상태다.
농촌은 빠르게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동력 손실을 대체할 기계화 도입이 시급하다. 약제 피해 위험성, 과중한 노동강도로 농촌소멸 위기까지 닥친 상황이다. 그러나 불규칙한 노면이나 경사지에서 농기계를 조작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이에 농진청은 농업 로봇을 상용화하고 농작업 편이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총 5년 간 150억원을 투입해 로봇 현장 실증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진청은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수원에서 고정밀 위성 항법장치(RTK-GNSS)와 레이저 센서(LiDAR), 영상장치 등을 사용해 설정된 경로를 주행하며 제초, 운반, 방제 등 농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또 이들 로봇을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단계다.
제초로봇의 경우 레이저 센서를 활용해 과수나 작업자 등 장애물이 있으면 10㎝ 내외에서 정지한 후 가동되는 기술을 적용했다. 장애물 인식 시 정지정확도는 93% 이상이다. 또 제초로봇 하부에 접촉식 정지 장치를 붙여 로봇이 물체와 닿았을 때 바로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제초로봇과 운반로봇은 공압 스프링과 같은 완충 장치를 적용해 지면에서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굴곡진 노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안전성을 높였다.
방제로봇은 구동 방식을 엔진에서 전기로 개선했다. 방제 중 약제가 떨어지면 보충하는 위치까지 로봇 스스로 이동해 약제를 보충할 수 있도록 기능도 추가했다. 농진청은 10월까지 운반로봇을 활용해 약액을 이송하고 보충하는 기술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운반로봇의 경우 평소에는 작업자를 따라다니며 수확물이나 농기구 이송 등 농작업을 수행하다 작업자가 지정한 위치로 이동할 수 있는 셔틀 기능을 보완했다.
이와 함께 농업 로봇이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기관 간 협력도 추진한다. 우선 지난 5월 한국수자원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관리하는 정수장 주변의 넓은 녹지를 관리하는 데 제초로봇을 투입,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앞으로 농업·농촌에 필요한 로봇을 개발하고 농가에 빠르게 보급, 확산해 농가 소득 증대, 편이성 제공 등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꾀하겠다”고 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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