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협력사 사외 하청은 불법 파견이므로 현대자동차 제조 공정 중 수출용 자동차의 품질을 관리하는 하청 근로자들을 현대모비스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17일 현대모비스 협력업체 근로자 3명이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근로자 파견 관계를 인정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수출용 반조리비제품(CKD) 부품을 검사하고 관리하는 업무에 종사했다. 이들이 소속된 협력사는 현대모비스와 도급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실제로는 현대모비스에 파견된 것이었다며, 모비스가 직접 자신들을 고용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모비스는 이들이 협력사들의 감독을 받아 근무했고, 자신들이 사용자로서 지휘’명령을 한 사실이 없어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파견 근로자는 하청업체 소속이지만 현장에서는 원청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이들로 최대 2년까지 업무에 이용할 수 있다. 2년을 초과하면 직접 고용해야 하며,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는 파견이 금지된다.
1심과 2심 법원은 이들이 파견 근로자가 맞고, 모비스가 이들을 2년 이상 사용했으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함께 회사가 근로자들에 미지급한 임금 또는 손해배상금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1심 법원은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직’간접적으로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을 받아 CKD 품질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 집단으로 구성돼 실질적으로 피고의 사업에 편입되는 등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심 법원은 “피고의 직원들이 원고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업무지시를 내리거나 지휘’감독을 한 점을 비춰볼 때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피고의 품질팀 직원들과 공동 작업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사업장에 원청 근로자들이 상주한 것은 아니었지만, 카카오톡으로 업무 관련 지시를 하고 품질 검사 결과에 대해 보고를 받는 등 지휘’명령 아래에 있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이에 모비스 측은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근로자 파견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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