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3사 평균 중개수수료 10%대
식재료, 최저임금에 배달비까지 수익성 악화
업계, 수수료 인상 철회‧상생방안 모색 요구
최근 배달앱 수수료 인상에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외식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높아진 식재료 가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업주 마진과 직결되는 수수료와 인건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비용 부담을 음식값에 전가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럴 경우 소비자들이 아예 외식을 외면할 수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24조715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조2223억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전년 말 대비 1조2838억원이 늘어났던 것에 비해 증가 폭이 네 배나 큰 수준이다. 전체 대출 금액도 작년 상반기 315조3676억원에서 1년 만에 9조3483억원(2.87%) 증가했다.
외식 등 자영업 폐업률도 증가세다. 작년 자영업 폐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p) 상승하며 10%에 육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끝났지만 외식 자영업 시장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팬데믹 당시 영업제한과 매출 부진으로 냈던 빚이 계속해서 불어나면서 이자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식재료와 가스 등 공공요금,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배달앱 중개 수수료 인상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업계 1위지만 그간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유지했던 배민이 수수료 인상을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다음달부터 배민1플러스의 중개 수수료가 9.8%로 인상되면 국내 주요 배달앱 3사의 평균 수수료는 10%를 넘어서게 된다.
외식업계는 부가세와 배달비 등을 감안하면 배달에 지출하는 비용이 매출의 30%에 육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대부분 치킨 브랜드는 홀 보다 배달 중심으로 영업방식을 바꿔 외식업에서 배달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 중 하나”라며 “99%가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받기 때문에 수수료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치킨 가격이 오르면 가맹점주나 본사가 가장 큰 이익을 보는게 정상적인데 실상은 배달앱이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되는 구조”라며 “가격 인상에 대한 지탄은 점주들이 받고 이익은 배달앱이 가져간다. 이렇게 계속 오르다간 배달앱 고객인 자영업자들이 먼저 무너지고 배달앱도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음식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격 부담에 외식 보다 집밥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가는 물가 인상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기 쉽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팽배하다”면서 “외식업계는 배달앱과 소비자 사이에서 눈치만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반응의 배경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도 한 몫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과 외식 물가 안정에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면서 가격을 올린 기업들이 공정위나 국세청 조사를 받게 되는 사례가 늘자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주요 배달앱에 대해 수수료 인상 철회와 상생방안 모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 등 가능한 조치에 나서겠다며 날을 세우는 분위기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측은 배민 수수료율 인상과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프로모션, 노출 차별 철폐, 포장 주문 유료화 부담 경감, 배달비 인하 등 상생방안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면서도 “과거 사례를 볼 때 수익 극대화를 위한 정책변경이나 우회방안 도입을 얼마든지 예상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현장에서 배민의 성공을 함께 해 온 외식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즉시 수수료율 인상안을 철회하고 상생방안을 이행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회원사 및 소속 가맹점들, 외식업계 및 소상공인 업계와 연대해 법적 대응 등 가능한 한 모든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혼돈의 배달앱④] 위기 극복이 ‘급선무’…상생 앞세워 반전 모색>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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