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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꽉찬 도크에 미소짓는 중국…”경험치 쌓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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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크 사정상 고부가 물량까지 중국행

中은 韓과 격차 벌리며 세계 1위

중국 후동 중화조선소가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모습. 후동중화조선소 홈페이지 캡쳐.

중국 조선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저가 선박만 수주 받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고부가 선박 수주로 도크를 채워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 업계가 3~4년 치 일감을 확보한 것은 고무적인 행보지만, 이 시기에 중국 조선산업의 성장이 더욱 가속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 3사는 연이은 수주 소식을 알리며 올해 목표량에 다가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144척, 162억7000만 달러(약 22조 5599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 135억 달러의 120.5%를 달성한 수준이다.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한화오션은 올 상반기 53억3000만달러(약 7조3852억원)를 수주해 지난해 수주 금액 35억2000만달러(4조8773억)를 이미 넘어섰다. 삼성중공업도 같은기간 수주 목표의 51%(49억달러·6조7894억)를 달성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암모니아 선박 등을 중심으로 3~4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노후 PC선 등의 교체 수요, 컨테이너선에 대한 대규모 발주가 지속되면서 일감이 크게 늘었다.

여러 지표가 한국 조선사들의 호황기를 나타내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뜻밖의 ‘경고’를 보내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조선사의 도크 부족 문제와 중국의 성장세가 맞물려 고부가선 물량이 중국으로 향하고, 이를 기회로 건조 능력 등을 대폭 향상시키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게 된다는 주장이다.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가 중국 국영조선공사(CSSC)의 자회사인 후둥중화에 발주한 LNG운반선 일부는 국내 조선사의 도크 사정상 중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높은 기술 장벽으로 중국이 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LNG 선박 시장에서 처음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의미가 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카타르에서 초대형 LNG 선박 수주를 받아 건조를 시작했다. 이것은 중국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 조선사들에 일감이 쌓여 있다 보니 중국의 이러한 성장을 못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연구원은 “고부가 선박으로 3년 치 일감을 모두 채웠어도 그사이 경쟁력을 쌓은 중국과 2~3년 뒤에는 비슷한 위치에서 선택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기술력 외에도 생산, 조달, 연구개발 등 다방면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공개한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종합점수 90.6점을 얻으며 한국(88.9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다시 한번 격차를 벌릴 신선종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세원 세종대 지능기전공학부 교수는 “중국의 기술력이 크게 올라오면,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중국을 이기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국이 과거에 LNG 선박 시장에서 격차를 보인 것처럼 차세대 선박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기술력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향후 10~15년간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기에 먹고 살 것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신선종은 한국이 여전히 강세인 만큼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규 선박 시장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 정부도 한국 조선산업의 신성장동력 준비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민간과 함께 LNG 이후의 새 선종 개발을 위해 10년간 2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대표적으로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액화암모니아운반선 등으로 미래 수요가 예상되는 신 선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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