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신세계그룹 SSG닷컴(쓱닷컴)은 15일부터 그로서리 특화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멤버십 혜택 중 유난히 눈에 띄는 항목은 ‘멤버십 갈아타는 고객 1만5000원 지원’이었다. 다음달 와우멤버십 이용료 인상을 앞둔,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에 내놓은 서비스였다.
머니S는 쓱닷컴 재건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최 대표를 17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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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구조조정·신규 멤버십 출시 ‘광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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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2000년 신세계 입사 후 이마트 마케팅팀장, 담당을 거쳐 쓱닷컴 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업계에서는 마케팅·영업 분야의 ‘통’으로 불린다. 이마트와 백화점을 두루 꿰고 있는 신세계 전문가이기도 하다.그가 지난 6월 19일 신임 대표가 됐을 때 업계는 쓱닷컴이 수익성 개선은 물론 마케팅과 영업 전략에서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은 곧 맞아떨어졌다. 최 대표가 취임 후 보름 만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이었다. 조직을 슬림화하며 효율을 꾀하고 수익성 개선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허리띠만 졸라맨 게 아니었다. 다시 보름도 되기 전에 경쟁사를 제대로 저격한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며 유통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업계는 최 대표가 긴 세월 와신상담하며 이번에 칼을 제대로 빼 들었다는 반응이다.
SSG닷컴이 새롭게 선보이는 쓱배송 클럽은 그로서리 특화 멤버십이다. 기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외에 빠른 배송에 특화된 클럽을 추가해 멤버십 이원화 전략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취지다.
앞서 쓱닷컴은 올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멤버십 서비스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 선언했다. 멤버십 다양화, 고도화를 통해 신규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은 락인한다는 전략이었다.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다양한 할인 혜택을 강조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운영해왔다. 그룹 산하 유통채널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할인 혜택 멤버십이다. 고객 유치를 위해 연회비를 3만원에서 4900원까지 파격적으로 내렸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
이번에 론칭한 쓱배송 클럽은 이름처럼 무료배송 조건을 낮추고 할인 혜택에 집중했다. 쓱배송∙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무료배송 쿠폰과 8% 할인 쿠폰을 각각 3장씩 매달 지급한다.
연회비는 당분간 기존 3만원에서 1만원으로 인하했다. 월 830원 정도면 빠른 배송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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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세권’ 못지않은 신세계 유니버스 물류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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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쓱배송 멤버십 출시를 두고 ‘탈쿠팡족’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쓱배송에서 제안한 특화 콘텐츠들이 쿠팡의 핵심 서비스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물류망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
쿠팡이 ‘쿠세권’ 확대를 위해 물류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듯 신세계그룹 역시 물류망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4년 콜드체인 시스템을 완비한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를 처음 설립했고 현재 김포와 용인에 3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현재 매장 후방 공간을 활용한 물류 시설 ‘PP(Picking&Packing)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PP센터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집품하고 포장하는 공간이다.2023년 7월에 상온상품 합포장 익일배송 쓱 원데이(1DAY) 배송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의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쓱 원데이 배송은 당일 오후 11시까지 상온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한꺼번에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 서비스다.
SSG닷컴의 2024년 1분기 매출액은 41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139억원으로 전년대비 17억원 손실을 줄였다. 업계는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물류 효율화’ 꼽았다.
최 대표는 취임 시 “앞으로 ‘고객의 쇼핑경험 확장’에 집중하고 상품 경쟁력과 신규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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