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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태부족, 재건축은 제자리…표류 중인 ‘재초환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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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물량 감소세, 인허가·착공도 지지부진

공급절벽 우려↑…재초환 폐지, ‘여소야대’ 걸림돌

공급부족 문제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공급부족 문제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정부의 규제 완화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매년 급감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재건축 마지막 대못으로 불리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논의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17일 부동산R114와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6만가구로 추산된다. 이후 입주물량은 지속 줄어 내년에는 25만가구, 2026년에는 15만가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3만가구가 유입되던 서울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1만2000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재건축) 집들이가 마무리되면 연간 1만가구 규모로 입주물량이 대폭 쪼그라들 전망이다.

같은 기준 연평균 15만가구가 공급되던 경기·인천지역의 입주물량은 2025년 9만가구, 2026년 6만가구로 감소해 지방 대부분에서 평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공급이 줄어들 전망이다.

주택공급의 선행지표인 인허가·착공 실적도 줄어드는 추세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01만가구(인허가 기준) 공급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실적은 51만3000가구,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서울은 목표한 19만가구에 한참 못 미치는 3만5000가구(18.4%)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착공실적도 저조하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아파트 착공실적은 3만779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6128가구) 대비 18.1% 줄었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다.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은 2만1000가구 수준이다.

정부는 출범 이후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위해 분양가상한제 폐지, 안전진단 완화 등 재건축 사업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대적인 완화 정책에도 공급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대대적인 완화 정책에도 공급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삼성증권

이에 정부 여당은 재초환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당장 8월부터 68개 단지를 대상으로 가구당 평균 1억원가량의 재건축 부담금 부과가 예고돼 있어 공급 여건을 더 악화할 수 있단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초환은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 1인당 얻는 이익이 일정 금액 이상을 초과할 경우, 초과한 금액의 최대 50%를 정부가 환수하는 제도다. 앞서 3월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 등 시장 변화를 반영해 한 차례 규제를 완화했으나,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다음 달부터 재건축 부담금 부과 본격화 예고
68개 단지, 조합원 1인당 평균 1억원 수준
“이럴 거면 재건축 안 한다”…공급 줄고 집값 뛰고 ‘악순환’

당시 정부는 면제되는 금액 기준을 종전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부과 구간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 부담금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초과이익 산정 개시 시점도 조합설립인가일로 조정하고, 20년 이상 장기보유한 1주택자는 부담금을 최대 70% 감경해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재건축조합들 역시 미실현이익에 대한 부담금이 과도하단 입장이다. 공사비 급등으로 시공사와 갈등을 빚어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고, 이로 인해 조합원 개개인의 분담금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

현재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재초환 폐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도 재초환 폐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초환은 지금은 맞지 않는 옷이라 생각하기에 폐지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며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협조 없이 법안 통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애초에 민주당이 도입한 제도인 데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안 수준으로 규제 완화에 동의한 터라 폐지에는 반대 입장을 꺾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건설사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사업에 뛰어들지 않으니 조합 입장에선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다. 어느 정도 수익을 보장해 줘야 하니 그만큼 추가 분담금에 대한 부담이 피부에 크게 와닿는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재건축하지 말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재건축 얘기가 나왔다가 급하게 추진하지 않기로 노선을 바꾸는 단지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폐지 법안이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게다가 현재 정비사업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부담금 부담이 덜어진다고 해서 사업이 활성화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장이 안정되고 향후 금리 인하로 공사비나 이자 등 비용 부담이 줄어들 시기를 대비해 재초환 자체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는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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