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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스페이스] ‘광장의 탄생’ 광화문, 조성 둘러싼 부침의 역사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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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바라본 광화문 광장 공사 현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바라본 광화문 광장 공사 현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과거 광장 공간 구성을 놓고 되풀이됐던 소모적 갈등이 재현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화문 광장은 역사성·상징성으로, 형성 이전은 물론 조성 이후에도 공간 활용 방향을 두고 다양한 가치관이 충돌하고 또 반영된 장소였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관통한 ‘상징적 공간’ 광화문광장의 형성·변천 과정을 짚어 본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부터 서울시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시민 의견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광장에 조성될 국가상징공간의 △디자인 △규모 △상징 △주제를 중심으로 자유제안을 접수 중이다. 단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전제로 하는 의견에 한한다. 시는 다음 달 15일까지 의견 수렴을 마치고, 이를 설계공모 지침과 심사기준 수립에 반영키로 했다.
 
시가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해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은 일각에서 서울시의 계획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제74주년 6·25를 맞아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건립 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110억원을 들여 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고, 이를 위한 100m 높이의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및 미디어 파사드를 조성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정치권 일각에선 대형 태극기의 설치 효용성과 함께 광장이 지나친 애국주의와 국가주의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예산 낭비에 대한 우려 및 태극기 게양대 설치에 반영된 예산이 적정한 규모인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와 국가건축정책위원회도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계획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국가상징공간 조성으로 대한민국 기틀을 마련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기념하는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일관된 입장이다. 시는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보훈공간’이자 ‘교육공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시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홍보공간’ △시민에게 열린 ‘휴식공간’으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을 내년 말까지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광화문 앞 월대 및 주변부 발굴조사 현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광화문 앞 월대 및 주변부 발굴조사 현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일제 강점기 이전 ‘육조거리’로 불렸던 광화문광장 일대는 해방 이후 세종로 조성에 이어 ‘부분 광장화’와 재구조화 사업을 거치는 등 다양한 변천을 겪었다. 서울시는 한국전쟁 직후 서울 재건 사업과 함께 광화문과 중앙청 앞 일대 도로를 확대 및 정비하는 사업을 계획했다. 당시 서울시는 중앙청 앞에 광장을 일부 조성하는 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서울시의 재정 문제와 함께 정치적 격변이 겹치며 광화문 일대 도로 확대와 정비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야 마무리될 수 있었다. 서울시는 1966년 서쪽 도로를 20m 가량 늘리고, 이어 1971년에는 동쪽 도로를 추가로 확대해 너비 100m, 20차로 수준의 세종대로를 조성했다. 이어 1971년 주요 행정 부처를 수용할 수 있는 현재의 정부서울청사가, 앞서 1968년에는 광화문 앞 이순신 장군 동상이 조성되며 차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대사 격변의 시기마다 종종 ‘시민 광장’으로의 역할을 수행했던 광화문 일대는 2008년 공식적으로 광장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게 됐다. 기존 광화문 중앙분리대를 광화문광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 하에 광장 조성 사업을 시작해 2009년 8월 광화문광장이 시민들에게 개방된 것이다.
 
이후 광화문광장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재임기간인 2018년 다시 한번 변화의 한복판에 놓이게 됐다. 당시 서울시가 역사광장 조성을 위한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광장에 위치한 이순신·세종대왕 동상 등을 이전하고 도로를 6차선까지 축소해 대형광장을 축조하겠다는 것이 서울시 구상이었다.

 

지난해 복원돼 시민에 공개된 광화문 월대의 모습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지난해 복원돼 시민에 공개된 광화문 월대의 모습.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이후 2차 수정안을 거쳐 재구조화 사업은 기존 계획 대비 광장 크기를 소폭 축소하고, 광장 서측 도로를 광장숲 등으로 메워 ‘공원적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한편으로는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가 ‘졸속 추진’이라며 반발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사업도 중단 위기를 겪었다.
 
다만 2021년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간의 예산 비용 투입 등을 이유로 재구조화 사업을 재추진키로 하면서 사업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최종적으로 보완된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은 그간 일부의 비판을 감안해 광화문 본래의 ‘역사성’을 더욱 되살리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같은 해 6월 수립한 ‘광화문광장 보완‧발전계획’에 근거해 시는 광화문 ‘월대 복원’ 계획을 추가한 광장 조성 계획을 추진키로 했고, 지난해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을 완료해 마침내 광장은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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