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실시간 도로침수심 모니터링 기술’ 시범운영
레벨 0~4까지 분류해 도로 침수 정도 실시간 분석
강남구에서 최초로 시작해 주요 도로 확대 계획
기존 CC(폐쇄회로)TV를 활용해 도로 위 자동차 타이어의 침수 정도를 통해
도로의 침수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침수 발생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비가 흩뿌리는 정도로 내리던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청 내 치수과에서는 ‘실시간 도시침수 모니터링 시스템’의 시범 운영이 시작됐다. 실시간으로 서울 강남구 내 선정릉 입구 CCTV를 비추고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안에는 지나가는 차마다 침수 레벨 표시가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침수 레벨별 침수 수준과 차량 침수 위험에 대해 논의에 나섰다.
서울 강남 상습 침수지역에 있는 CCTV를 활용해 도로 위 침수 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침수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가동됐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개발한 ‘실시간 도로침수심 모니터링 기술’이 대치역 사거리, 선정릉 입구 2곳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다. 이 기술은 자동차 타이어를 기준으로 물이 차오른 높이를 탐지해 침수심(침수레벨)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이상 기후로 인해 강우예측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특히 불투수(땅이 물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것) 면적률이 높은 도시지역에서는 홍수 발생 시 도로가 하천과 같은 역할을 해 빗물이 저지대에 있는 대로로 빠르게 집중되면서 침수가 시작된다. 2022년 115년 만의 폭우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지역도 저지대 위치한 대로와 인접하고 있다. 단시간에 급격하게 침수가 발생하는 도시지역 특성상 실시간으로 침수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방안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김성은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내 도로를 촬영하는 수천 개의 CCTV를 활용한다면 서울 전역에 걸친 도로의 침수 정도를 거의 실시간으로 도출해 낼 수 있다”라며 “또한 이 기술을 통해 서울 전 지역에 대한 시간대별 침수심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현재 운영 중인 홍수 예·경보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인공지능(AI) 기반 수방통합시스템의 요소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침수 레벨을 통한 신속한 침수 대응 가능…“레벨 2 이상 도로통제 필요”
이날 실시간 도로침수심 모니터링 기술을 시연하면서 침수 레벨별로 어느 정도의 침수 깊이에 해당하는지, 침수 레벨별 자동차 침수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또한 차량 침수 위험에 따른 강남구의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도로의 침수 레벨 단계는 △레벨 0(노면이 젖은 수준) △레벨1(발목이 잠기는 깊이) △레벨2(반무릎 정도 잠기는 깊이) △레벨3(무릎까지 잠기는 깊이 △레벨4(무릎 이상 깊이)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침수 레벨 0에서 1 수준에서는 자동차 주행에 지장은 없으나, 도로 물고임과 물 튀김 현상에 주의가 필요한 단계이다.
침수 레벨 2 수준이 되면 도로 위 자동차는 타이어 중심축 정도까지 잠기고, 승용차나 버스 모두 주행이 가능하나 주행 시 정차 없이 낮은 속도라도 계속 주행이 필요하다. 또 차고가 낮은 일부 승용차의 경우는 차량 침수 위험이 있다. 성인 남자의 무릎 높이 이상이 잠기는 침수 레벨 3 이상에서는 전 차종 자동차의 차량 침수 발생이 매우 높아 주행할 수 없다.
김 연구위원은 “딥러닝 영상처리 기술을 활용한 도로침수심 분석 모델의 성능은 침수 레벨 분석 정확도가 95% 이상이 나올 정도로 우수하다”라며 “레벨별로 따져봤을 때 침수 레벨 2 수준에 가까워지면 차량 침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선제적인 도로 운행 통제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현재 맨홀 수위가 70% 정도 차면 침수 대응조치를 하는 상황”이라며 “도로침수심 모니터링 결과를 활용해 사전에 긴급재난문자(CBS)를 보내는 등 침수 예·경보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실시간 도로침수심 모니터링 기술을 통해 극한 호우로 인한 침수 발생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원은 해당 기술을 강남구에 이어 서울시 내 상습 침수구간에 확대할 계획이다. 장동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도시재난솔루션팀장은 “보통 재난 대책은 ‘예방-대비-대응-복구’ 4단계로 이뤄지는데, 현재 도로침수심 모니터링 기술은 대응 단계에서의 성능을 고도화한 것”이라며 “CCTV는 각 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보니 구청과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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