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1일부터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삼노는 당초 지난 8~10일 1차 총파업을 진행한 뒤 추후 쟁의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기간 사측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자 곧바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삼노의 이번 총파업 목표는 ‘생산 차질’이다. 전삼노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는 기흥사업장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6·7·8라인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 라인 가동률이 기존 80%에서 18%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웨이퍼 투입이 전무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고, 향후에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산차질 유무를 떠나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개화와 함께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중대한 분기점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다.
AI 반도체 초기 시장에서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는 반드시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 하에 최근 미국 엔비디아에 5세대 제품인 HBM3E 납품을 위한 퀄테스트(품질 검증)을 진행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노조가 HBM 라인까지 생산 차질을 유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자칫 제품 공급 안정성에 대한 고객사의 신뢰 하락으로 번져 경쟁사의 이익에만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1위 기업인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TSMC는 내년 투자를 최대 370억달러로 늘릴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노사가 갈등을 봉합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강화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삼성전자는 노조와의 대화 재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