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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에 물 붓는 신보…부실 폭증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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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제공.

신용보증기금의 ‘소상공인 위탁보증’을 두고 우려의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됐던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부실률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보 측에서는 사업비 추가지원 요청과 회수절차 등을 통해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보의 소상공인 위탁보증 대위변제 집행 규모는 26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801억원)에 비해 47.3%나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전체 집행규모를 1개월 단위로 환산하면 신보는 매달 440억원씩 대위변제를 하고 있는 셈이다. 부실률만 놓고 보면 올 1분기 기준 14.8%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코로나19 위기를 겪은 소상공인을 지원하고자 신보의 보증을 통해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최대 4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2020년 5월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으며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3년 거치, 2년 분할 상환 구조로 설계됐다. 보증 상품인 만큼 부실 발생 시 신보가 은행에 돈을 대신 갚는(대위변제) 방식이다.

신보가 소상공인 위탁보증을 통해 이행한 보증 규모는 약 7조4309억원으로 지난해부터 부실률이 급증하고 있다. 소상공인 위탁보증 사업이 처음 도입된 2020년에는 부실률이 0.2%에 불과했으나 △2021년 1.7% △2022년 3.9% △2023년 13%까지 치솟았다.

신보의 대위변제가 급증한 것은 거치 기한이 끝난 뒤에도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빚을 갚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16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전월대비 0.08%p 올라 0.69%를 기록했다. 이는 9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코로나19가 끝난 지금까지도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에 소상공인들의 연체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대위변제 문제는 신보도 인지하고 있다. 신보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3년 말 부실 및 대위변제 예상액과 2027년 전망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당시 3780억원으로 추정한 부실금액은 오는 2027년 6555억원으로 약 2배 수준으로 급증하고, 대위변제액은 3646억원에서 5852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은 신보가 예상했던 수치(8%)보다 훨씬 큰 10%를 넘어서면서 예산을 초과한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신보에서는 올해 말이면 부실률이 20.3%로 예상치의 2배를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까지 이행된 보증 규모를 감안하면 변제액을 감당하기 위해 기존에 책정된 예산(7600억)보다 7422억원이 더 필요하다.

신보는 대위 변제액 증가에 따라 정부와 추가 예산 지원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16일 “신보의 전체 보증 운용배수(기본재산 대비 대출 보증잔액의 비율)의 최대한도가 20배지만 현시점에서 6.8배로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위탁보증 리스크가 커진다고 일반보증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위변제 비용을 신보가 우선 메워야 한다는 일각의 관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위탁보증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정부와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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