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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뱃삯에 비명] 속타는 수출기업·미소짓는 해운업계…치솟는 물류비에 갈등 우려

아주경제 조회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해상 운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기업과 해운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해운사들은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데 반해 수출 기업들은 물류비 부담에 아우성이다.

16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기준 3674.86포인트로 연초(1896.65)보다 약 2배 올랐다.

운임 상승의 주된 배경은 중국의 수출 물량 밀어내기다. 다음 달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을 앞두고 중국 기업들은 미국행 컨테이너선 계약을 싹쓸이하고 있다. 화물을 실어 나를 선박이 크게 부족해지자 운임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하반기에도 소폭 등락이 있겠지만 연말까지 고운임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 경제 회복세가 더뎌 수출 물량 밀어내기를 중단하기 어려운 데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기업들은 과도한 물류비 부담을 호소한다. 한국무역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조사 대상 업체 중 46.2%가 해상 운임 상승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8.4%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반면 해운 선사에는 호재다. 운임 상승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된다. 특히 통상적으로 하반기는 해운업계 성수기로 분류돼 해상 운임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업종별 희비를 넘어 이해관계 충돌로 번지는 양상도 보인다. 수출 기업들이 HMM 등 국적 선사에 운임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형성된 운임을 인위적으로 낮출 경우 공정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각 선사 입장에서는 배임이 될 수도 있는 행위다. 국내 수출 기업의 이중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낮을 때는 가격을 비교해 외국 선사를 이용하다가 운임이 오른다고 국적 선사가 선복(배에 짐을 싣는 부분)을 내줘야 한다는 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운협회와 무역협회 등 유관 단체 간 대책 회의를 통해 현장 애로를 청취하고 가급적 반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도 “(계약이 꽉 차) 선복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중재와 지원을 요구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수출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기업의 물류비 부담 경감을 위해 바우처를 제공 중이다. 

연초부터 단계별 대응에 나서고 있다. SCFI 2700선 아래에서는 비상 계획 1단계를 시행하고 2700선~3900선까지는 2단계, 3900선을 돌파하면 3단계로 분류해 선박·선복 확보, 수출 바우처 등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또 수출 바우처의 하반기 지원분 가운데 202억원을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다만 해운업계에 대한 지원은 미약하다. 운임이 오를 때 수출 기업을 지원한다면 운임이 급락하는 시기 국적 선사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애로를 발굴하고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며 “산업부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물류 대란을 수차례 경험하며 수출 기업과 해운업계 모두 신속한 대응법을 체득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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