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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법 제자리 걸음] 새벽배송은 그림의 떡…낡은 규제로 대형마트만 ‘발 동동’

아주경제 조회수  

사진은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지난 7월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으로 인한 국내 대형마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 침체 속에서도 국내 이커머스와 편의점 등 다른 유통 산업은 온라인 사업을 통해 약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형마트만 과거 규제에 발이 묶여 성장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법 개정안이 끝내 제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을 두고 국내 대형마트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유통법 개정안은 2020년 9월 국회에 상정된 이후 10여 차례 논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관련기사 4면>

현행 유통법 기준으로 대형마트는 오전 0~10시에는 영업할 수 없다. 여기에 월 2회 의무휴업을 해야 하는데, 공휴일 휴무가 원칙이다. 영업 제한 시간과 의무휴업일에는 온라인 배송도 할 수 없다. 

유통법은 유통 시장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며 시대를 역행하는 해묵은 규제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유통법으로 인해 평일 쇼핑하기 어려운 가구를 중심으로 소비자 불편이 증가하고, 온라인 새벽 배송이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 중심으로 시행돼 지역 간 격차가 오히려 확대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법 개정이 지연되는 동안 대형마트 경쟁력도 크게 악화했다는 점이다. 유통법 시행 전 오프라인 시장 절대 강자로 통했던 대형마트는 온라인·새벽 배송 중심으로 성장한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에 밀리며 설 자리를 잃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시장에 대한 공세를 높여가는 C-커머스 등장도 대형마트 성장 저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7%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은 28.4%에서 50.5%까지 성장했다.

매출뿐만 아니라 점포 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17년 423개였던 대형마트 점포는 현재 374개까지 감소했다. 점포 수가 400개 밑으로 떨어진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라인 새벽배송의 길을 터주는 유통법 개정안을 이번만큼은 반드시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대착오적인 유통법으로 인해 대형마트업계는 지난 12년간 시장 경기가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며 “국내 유통 시장이 이커머스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사업 규제에 편중된 기존 유통법이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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