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온실가스 배출량 지속적 늘어
작년 25만톤 증가한 375만톤
전력효율 높은 5G 소모량도 많아
“친환경 경영 실천 노력 미흡”
인공지능 전환(AX)이 탄소 배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리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사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6일 이통3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들이 배출한 지역 기반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스콥1, 스콥2)은 375만1948tCO2eq(이산화탄소 환산 톤)이다. 이는 2022년 350만2581톤 대비 24만9367톤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SKT는 114만9240톤을 배출했다. 이는 2022년 110만1340톤보다 약 4.3% 증가한 수치다. 2021년 배출량은 105만1380톤이었다. KT는 지난해 112만7476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2022년 배출량은 110만8658톤, 2021년 배출량은 107만2387톤이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147만5232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2022년과 2021년에는 각각 145만3517톤, 139만8814톤이었다.
이통3사는 5세대(G) 서비스 제공을 위한 통신장비 증설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신설이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5G는 LTE보다 전력 효율은 높은 대신, 전력 소모량은 더 많다.
KT는 ESG보고서에서 “KT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97% 이상이 전기 사용에 의한 것”이라며 “2023년의 스콥2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국적인 5G 네트워크 장비 구축으로 전기 사용이 증가했다”고 했다.
LG유플러스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주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요인은 5G 네트워크 장비 신규 설치와 IDC 신설로 분석됐다”고 명시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탄소 배출도 자연히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통3사는 ‘기후테크’로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SKT는 3G·LTE 통합형 장비인 싱글랜을 자사망에 활용하고 있다. 서버·장비 가동으로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통신 기지엔 AI 시스템을 활용해 ‘냉방 최적화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KT는 저전력 네트워크 기술 고도화를 위해 ‘5G-어드밴스드’ 에너지 절감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AI 기반 ’서버 전력 최적화 솔루션’ 등을 데이터센터에 활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평촌 2센터와 대전 연구개발(R&D) 센터에 자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준공했다. 지난해 총 전력 사용량의 6%는 녹색 프리미엄을 구매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했다.
다만 이같은 친환경 경영 실천 노력이 충분치 않아 ‘그린워싱’(Greenwashing·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기업행동)이라는 비판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ESG는 결국 투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며 “해외 자본을 투자 유치할 때 ESG 요건을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도 “이통3사의 ESG 노력은 매우 미흡하다”며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국내 이동통신사의 ESG 투자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기후변화 정책 관련 비영리 단체인 기후솔루션의 김다슬 연구원은 “녹색프리미엄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에 대해 그린워싱의 여지가 있다”며 “PPA, 재생에너지 자가발전 설비 도입과 같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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