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17일 새벽부터 수도권에 강하게 내리고 있는 장맛비는 서쪽에서 유입된 전면의 저기압 영향에 따른 것이다. 과거 ‘장마전선’이라고 부르던 정체전선이 제주·남부 지방에서 오르락내리락하던 것과 대비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을 덮친 비구름은 서해안에서 유입됐다. 예보국 관계자는 “서해상에서 발달한 강한 비 구름대가 들이닥치며 강한 비가 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정체전선이 남쪽(제주)이나 북쪽(북한 등)에서 생성돼 폭 넓은 지역에서 남북으로 오르내리던 것과 달리 최근 장맛비는 ‘물 폭탄’ 격인 저기압이나 아주 얇은 정체전선에서 내리는 ‘띠 장마’ 형태를 보인다.
이런 장마 양상 변화는 당장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장마 백서에 따르면 여름철 ‘시간당 30㎜ 이상 강수’ 즉 집중호우 빈도는 최근 20년 사이 1970~1990년대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올해 장맛비의 경우 물 폭탄 형(型)과 정체전선 형이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제주를 강타한 장맛비는 전면의 저기압과 뒤따르는 정체전선 영향을 받았다. 지난주 충청·전북 서부를 덮친 많은 비는 정체전선이 생성·진동하며 내렸다.
수도권을 덮치고 있는 장맛비는 전면의 저기압 영향을 주로 받고 있다. 후면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8일까지 ‘띠 장마’도 이어지겠다.
비를 뿌리는 저기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서울 등 수도권을 포함해 충청권, 전라권의 강수량이 경상·강원권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상이 늘겠다.
다만 강수량이 피해 예상 정도와 비례하지 않은 만큼 전국에서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형 효과나 비구름의 활성 정도, 기온 등이 강수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으나, 기후변화 등으로 돌발 호우 가능성 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장마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시기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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