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병용 FDA 허가 주목…HLB는 재도전
유럽종양학회, 9월 스페인서 개최…신약 개발 기업 참가
미국 생물보안법, 연내 통과 가능성…국내 CDMO 영향
셀트리온‧녹십자‧SK바팜 등 미국 진출 제품 실적 기대
올해 상반기 롤러코스터를 탔던 제약‧바이오 업계가 하반기 주요 모멘텀을 중심으로 상승 곡선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올 초부터 잇따른 기술수출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었지만, 상승세가 꺾이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하반기 제약‧바이오 분야의 주요 모멘텀이 기다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상승세였던 코스피 의약품 지수와 코스닥 제약 지수가 4월 이후 꺾이며 6월에는 연초 상승분을 반납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미국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FDA 허가 여부다. 연구를 주도 중인 얀센은 지난해 말 FDA에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병용요법에 대한 신약 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허가 전망은 밝다. 최근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공개해 허가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FDA 허가를 받으면 유한양행은 올해 4분기 중 얀센으로부터 6000만 달러(약 826억 원)의 마일스톤을 받는다. 또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후보물질이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 해 출시하는 첫 사례가 된다. 업계에서는 8월 21일 이전 승인 여부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한다.
9월에는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유럽종양학회(ESMO)가 9월 13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ESMO는 전 세계 종양학 전문가와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가 모여 최신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그동안 진행한 항암신약 개발 성과를 공개한다. 지난해에는 유한양행, 에이비엘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참가했다. 그동안 해외 학회가 열릴 쯤 제약‧바이오 섹터가 상승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같은 달 알테오젠이 머크와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글로벌 임상 3상이 끝난다. 알테오젠은 2020년 머크와 인간 히알루로다니제 원천 기술(ALT-B4)을 총 38억6500만 달러(4조7000억 원)에 수출했다. 올해 2월에는 계약을 독점으로 변경했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 제형이 출시되면 수조 원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키트루다가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고, SC 제형이 편의성이 높아 수십조 원 규모의 키트루다 시장을 대체할 수 있어서다. 이번 임상 3상 결과에 따라 키트루다 SC의 허가, 출시 계획 등이 결정된다.
HLB는 FDA 승인에 실패했던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승인에 재도전한다. 늦어도 9~10월에 신약 허가 재신청 서류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HLB는 올해 5월 FDA 간암 신약 허가를 기대했지만, 항서제약이 화학제조품질관리(CMC)와 임상 주요 사이트 문제를 지적받으며 고배를 마셨다. 회사 측 관계자는 “캄렐리주맙 현장실사와 관련한 모든 보완자료를 FDA에 제출했고, FDA가 공식 서신을 통해 ‘추가로 보완할 사항은 없다’라고 밝혀 재제출에 별다른 제약이 없는 게 확인됐다”고 전했다.
미국 생물보안법도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환자 데이터와 납세자의 돈이 중국을 비롯한 적대국의 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거래를 제한하는 법이다. 법안이 실행되면 관련 기업은 2032년 1월 이후 미국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현재 미국 본회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고,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안이 제정된다. 연내 통과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CDMO 기업이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이밖에 올해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의 SC 제형 ‘짐펜트라’, GC녹십자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그리고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앞세워 흑자를 노리는 SK바이오팜의 실적도 하반기 제약‧바이오 섹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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