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증권가에서 올 2분기 게임 회사들의 성적을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이번 분기에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력 IP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신작 역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애프앤가이드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이번 2분기 3879억원의 매출과 함께 1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외에도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SK 증권, KB 증권이 엔씨가 이번 분기에 6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올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N’으로 묶이던 동종업계 회사들과의 2분기 예상 실적 비교해보면 초라한 수치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통해 확실한 매출원을 확보해 둔 상태다.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는 해당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한 달 만에 약2억7000만 달러(한화 약 3700억원)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기세가 좋다. 해당 게임은 정식 서비스 첫 날 전 세계 13개국 스팀 플랫폼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넥슨이 자체적으로 예상한 최대 매출과 최대 영업이익은 각각 9318억원, 2465억원이다.
넷마블도 상황이 좋다. ‘나 혼자만 레벨 업: 어라이즈’가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센서타워는 해당 게임이 5월부터 6월까지 총 7000만달러(한화 약 967억원)의 수익을 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애프앤가이드가 제시한 넷마블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43억원, 545억원이다. KB 증권이 예측한 수치도 이와 비슷하다.
물론 증권가와 조사 업체의 예측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올해 1분기 증권가에서는 넷마블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넷마블은 올 1분기 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엔씨 역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비용 효율화를 통해 세간의 평가를 뒤집었다.
따라서 이러한 전망치에 근거해 엔씨가 올 1분기 적자를 볼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또한 엔씨는 최근 ‘리니지M’에 리부트 서버를 추가하는 ‘에피소드 제로’를 통해 매출을 끌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인덱스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해당 게임은 6월 4주차부터 7월 1주차까지 국내 양대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올 2분기 출시된 엔씨의 신작 ‘배틀크러쉬’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올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배틀크러쉬’를 통해 새로운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동시에 ‘착한’ 과금 모델 형성을 통해 이미지 반전을 꾀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머릿수’가 뒷받침 되야 한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오늘(16일) 기준 스팀 플랫폼 내 해당 게임의 동시 접속자 수는 500명 미만이다. ‘배틀크러쉬’는 스팀 이외에도 닌텐도 스위치, 모바일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으나, PC시장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다른 플랫폼에서의 이용자 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IP들의 부진도 악재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과 ‘리니지W’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리니지M’도 큰 성장세를 그리지는 못했다”면서 “여기에 ‘TL’ 매출도 전분기 대비 감소해 PC 매출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달 28일 출시하는 ‘호연’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당장의 매출뿐만 아니라, 추후 장기적인 관점으로도 엔씨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게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엔씨는 ‘LLL’,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게임들이 완성도 높게 출시 되더라도, 엔씨에 대한 게이머들의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흥행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호연’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추후 신작들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야 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엔씨도 ‘호연’에 힘을 싣고 있다. 엔씨는 영상 크리에이터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프로그램인 ‘NC CREATORS’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엔씨는 해당 프로그램의 첫 번째 시즌 테마를 ‘호연’으로 결정했다. 엔씨 측은 “파트너 크리에이터는 호연을 플레이하고 자유롭게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다”며 “게임 개발 기술 체험, 콘텐츠 제작 교육, 콘텐츠 홍보 지원 등의 파트너 전용 혜택을 제공하며 크리에이터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