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1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것과 관련, 큰 관심을 갖고 대통령 선거 행방을 주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하며, “미일 동맹은 우리나라 외교·안보 정책의 기축으로서 미국의 내정 동향에 대한 추이 및 영향을 포함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야시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야외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사건에 대해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폭력은 어떤 사회에서도 허용되지 않으며 의연하게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총격 테러 사건은 일본에도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스로 ‘절친’이라 칭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바로 2년 전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겪은 터라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에 경각심이 커진 상태다.
요미우리신문은 15일, 일본 경찰청이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을 계기로 정치인 거리 연설에 대한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이번 사건은 일본 경찰 경호 담당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면서 일본 경찰청이 전국 경찰에 “정치인 등의 거리 연설 시 경계를 강화하고 방탄 장비 활용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빈틈없는 경호가 이뤄지도록 연설 주최 측과 사전 협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금까지는 ‘정치인 밀착 경호’에만 신경 썼지만 앞으로는 행사 주최 측과 경호 문제를 미리 논의하고, ‘경호 대상자 안전 구역’도 설정해야 한다.
앞서 일본 경찰은 지난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총격 사건과 작년 4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대한 폭발물 테러 사건을 계기로 경계를 한층 강화했다. 연설 장소를 실내로 잡아줄 것을 각 정당에 요청하고, 검색 강화와 함께 정치인과 청중 간 거리 확보 등 조처를 해왔다. 특히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뒤부터는 총기 테러 대책을 강화해 투명 방탄 칸막이, 요인 대피용 방탄 피난처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국민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려는 정치인에게 규정 준수를 강요하기 힘들고, 장소가 넓지 않은 곳은 방탄벽 설치도 쉽지 않아 테러 대책이 점차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이었다. 요미우리는 “선거 운동 시 경호의 어려움을 새삼 실감했다. 실외 연설을 고집하는 정치인들이 있어 경호를 좀 더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경찰청 간부 발언을 소개했다.
하지만 트럼프 피격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은 재차 ‘유세 경호 원칙 준수’를 강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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