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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기업 포스코퓨처엠(003670)이 공모채 발행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을 모았다. 상반기 회사채 발행이 사실상 전무했던 포스코그룹이 이번 수요예측을 기점으로 하반기 발행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한국형 녹색채권 형태로 발행하는 30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835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3년물 2000억 원 모집에 6800억 원, 5년물 1000억 원 모집에 1550억 원어치 물량을 확보했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0.01%)를 가산한 범위를 발행 희망 금리로 제시했다. 그 결과 3년물 -5bp, 5년물 0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전 거래일 기준 3년물과 5년물의 민평금리가 3.378%, 3.462%로 기준금리(3.5%)보다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민평금리 이하에 주문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우량하다는 점, 회사채 발행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주문 수요가 넉넉하다는 점, 발행 주관사단이 KB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으로 대규모였다는 점 등이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이달 24일 발행액을 최대 6000억 원까지 늘리는 안을 검토 중이다. 조달 자금은 양극재 제조설비 증설, 채무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삼척블루파워 제외)의 공모채 발행은 3월 포스코이앤씨 이후 4개월 만이다. 올해 포스코그룹의 회사채 발행량은 현재까지 15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그룹사 총발행량 2조 4800억 원에 비하면 사실상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을 중단한 셈이다. 이는 올 3월 장인화 포스코그룹회장 취임 후 그룹 차원의 구조 개편이 진행되면서 자금 조달과 관련한 의사 결정을 유보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그룹이 해마다 1조~2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온 ‘빅 이슈어’였던 만큼 이번 포스코퓨처엠의 발행 시장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포스코그룹이 밝힌 올해 자본적지출(CAPEX) 계획이 10조 80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규모도 2조 원에 가까워 상반기 발행을 미뤄온 계열사들이 다시 회사채 시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 증권사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보유 현금이 충분한 데다 장 회장 취임 후 재무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며 “예상보다 하반기 발행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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