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풀무원이 재무부담을 낮추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다. 하지만 ‘부정적’ 등급전망과 지속되는 해외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오는 17일 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2년 콜옵션)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금리는 6.70~6.90% 고정금리로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지난 2019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전환사채(700억원) 상환에 쓰인다. 대표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하며 인수업무는 DB금융투자와 흥국증권이 참여한다.
풀무원의 이번 상환대상 채권은 5년만기 콜옵션이 붙어있다. 당시 발행금리는 4.8%로 5년마다 발행사 선택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다. 연장할 경우 개별민평수익률에 가산금리(2.5%)를 더해 재산정된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는 7%를 넘어가게 된다. 풀무원 신용등급은 ‘BBB+’다. 지난 15일 기준 현재 2년 만기(콜옵션 기준) BBB+ 민평금리 평균은 6.53%로 이번에 제시한 고정금리는 다소 매력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풀무원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어 ‘BBB0’급으로 취급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BBB0 민평금리 평균은 7.50%다. BBB+와 BBB0 민평금리 평균의 중간값을 고려해도 투자 메리트는 높지 않은 편이다.
풀무원은 해외식품 사업 부진이 계열 전반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수익성 개선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연 부채부담은 지속 증가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2022년 말 기준 274.9%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334.5%로 증가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영구채와 같은 자본성증권을 지속 발행했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부채부담은 보이는 수치보다 높다는 뜻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비용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1배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재무압박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이자를 지급하고 자본의 질적 우수성은 낮게 평가된다. 자본의 질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혹은 본업 기반 현금흐름 개선이다.
현금흐름 개선은 차치하더라도 유증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풀무원 최대주주는 남승우 창업자로 57.0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유증 시 최대주주 부담이 높아지게 된다.
풀무원은 최대주주 부담을 낮추면서도 자본확충 등을 고려해 영구채 발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선 다소 불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풀무원 입장에서 영구채 발행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금리 수준이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도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흐름 개선에 대한 시그널이 나올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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