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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011070)이 확장현실(XR) 기기 부품에 이어 증강현실(AR) 글래스에 탑재되는 모듈과 프로젝터를 개발한다. 올해 애플의 XR기기 비전프로에 3D 센싱모듈을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여러 형태의 메타버스 디바이스용 부품 라인업을 갖춰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포섭한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AR 글래스 기기에 탑재되는 ‘DOE 웨이브가이드’라는 이름의 데모 시제품을 최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나노기술심포지엄 및 융합전시회에서 선보였다.
이 제품의 핵심 기술인 ‘웨이브가이드(광도파로)’는 LG이노텍이 강점을 지닌 광학 모듈을 기반으로 한다.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나온 빛(영상)을 꺾어서 사용자가 보는 글래스(렌즈)에 투사하는 기술로, 스마트 글래스 기술 중 가장 어렵고 중요한 부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술이 적용된 시제품은 소형 프로젝터가 탑재된 안경 형태다. 540니트 밝기에 8g 무게로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구현했다. 전체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높은 밝기 균일성을 제공하고 기판과 글래스 렌즈의 뒤틀림 현상을 보완해 성능을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프로젝터 형식의 컴바이너 단품뿐 아니라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조립품(어셈블리) 형태도 제공할 수 있어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아직 납품하는 고객사가 정해진 건 아니고 기술개발 단계 차원에서 시제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여러 형태로 메타버스 디바이스용 부품 진영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올초 애플이 출시한 XR 헤드셋 비전프로에 비행시간측정(ToF) 3D 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했다. 애플의 깐깐한 품질 장벽을 뚫으며 기술력을 인증 받은 것이다. 앞서 2022년부터 구글과 1년 이상 차기 AR 글래스 핵심 부품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등 풍부한 경험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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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시된 애플 비전프로가 흥행에는 실패하며 메타버스 기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메타와 구글 등 빅테크 중심으로 착용 편의성을 높인 AR 글래스에 대한 연구개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각종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도구로서 AR 글래스의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5월 구글은 연례개발자회의에서 미래형 AI 비서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시연하는 과정에서 AR 글래스를 착용하고 AI 비서와 대화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 시스템(프로젝트 아스트라)이 완전히 개발되면 다른 폼팩터도 필요할 것”이라며 “내 생각에 글래스는 당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2027년 출시를 목표로 AR 글래스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에 이어 새로운 빅테크의 AR 기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게 되면 메타버스 기기 시장에서 LG이노텍의 경쟁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올해 초 대만 렌즈 제조사인 AOE옵트로닉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등 관련 제품에 대한 기술력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아이마크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AR·VR 글래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6억 달러에서 2032년 491억(약 68조 378억 원)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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