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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重 삼키고 ‘엔진 거인’ 된 HD현대 맞선 한화 전략은 ‘삼성重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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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대형선박 엔진 '힘센엔진'./사진 = HD현대

HD현대중공업 대형선박 엔진 ‘힘센엔진’./사진 = HD현대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대형선박엔진 부문 세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HD현대가 STX중공업마저 인수에 성공했다. STX중공업은 대형엔진 부분에서는 5위권 이상이지만 중·소형 선박엔진 전문 회사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더군다나, 크랭크샤프트 등 엔진 주요 부품을 경쟁사인 한화엔진도 사서쓰는 상황이라 한화로써는 불안한 상황이 됐다.

이 상황에서 한화와 한화엔진이 신경써야할 부문은 다름 아닌 큰손 고객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자체 엔진 사업부 없이 외주로 엔진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같은 그룹 한화오션보다 삼성중공업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렸을 정도다. 한화에게 HD현대와의 엔진 대결에서 삼성중공업이라는 큰손 고객 지키기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따르면 전날 HD현대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주식 35.0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걸고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시정조치는 3년간 선박용 엔진 부품(CS)의 공급거절금지, 최소물량보장, 가격인상제한, 납기지연금지 등이다.

이 같은 조치는 STX중공업과 그 자회사 한국해양크랭크샤프트(KMCS) 등이 ’크랭크샤프트‘와 주요 엔진부품을 경쟁사인 한화엔진을 비롯해 타사에 납품하는 특성상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화엔진은 그간 크랭크샤프트를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80%, STX중공업으로부터 20% 공급받아왔다. 경쟁사인 HD현대 계열로 STX중공업과 KMCS가 넘어가 한화엔진에 대한 공급이 제한 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받아야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STX중공업의 매출에서 한화오션은 전체의 11.98%로 세번째로 많았다.

공정위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최근 원전 주기기의 수주증가로 크랭크샤프트 생산을 증대시킬 여력이 없다고 봤다.

공정위의 조건부승인 결정에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절차는 마무리 돼면서 ‘엔진 거인’이 탄생한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선박용 대형엔진 부문에서 지난 2023년 35%대 점유율을 기록하는 해당분야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최근까지는 2위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으로 밀려 3위 수준인 13%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현재 일본 미쓰이그룹과 3위자리를 놓고 경쟁중이다.

STX중공업은 대형선박분야에서는 점유율 2%로 5위권 밖이다. 다만 중·소형 엔진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점을 보인다.

한편 한화그룹은 한화임팩트가 지난해 HSD엔진을 인수하면서 한화엔진이라는 이름으로 그룹에 편입시켰다. 한화그룹으로써는 조선·해양방산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HD현대가 엔진 거인으로 성장한 형국이 됐다. 다행히 공정위의 조치로 크랭크샤프트 공급차질은 면했다.

그러나 한화그룹과 한화엔진이 ’엔진거인‘ HD현대에 맞서 신경써야 할 상대는 따로 있다. 큰속 고객 삼성중공업 지키기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빅3 조선사임에도 자체 엔진사업부가 없다. 외부에서 사서 쓰는 구조다. 삼성중공업은 HSD엔진시절부터 한화엔진의 큰 손 고객이었다.

지난 1분기 한화엔진의 주요 매출처는 한화오션이 1000억원, 비중 3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삼성중공업으로 728억원, 24.8%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오히려 삼성중공업이 한화오션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려줬다. 한화엔진은 지난해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전체 매출의 27.2%인 23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화오션은 2137억원(25.0%)에 그쳤다.

업계관계자는 “이번 기업결합을 통해 HD현대중공업과 STX중공업의 대형엔진 생산능력 확대, 원가 경쟁력 향상, 해외 영업망 공유 등 시너지를 통한 수출 확대로 글로벌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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