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인터넷 강의를 스스로 듣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엄마 말은 안들어도 멘토 말은 잘 듣는다.” (김진숙씨, 44)
두 자녀가 ‘서울런’에 참여하고 있는 김씨는 ‘서울런 멘토단’ 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터넷 강의와 함께 공부 방법·고민 상담 등 멘토링도 받으니 아이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 들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16일 오전 중구 시립서울청소년센터에서 서울런 멘토단과 멘티, 학부모들이 활동 경험을 나누는 ‘서울런 멘토단 간담회’를 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일일 멘토’로 참석했다.
서울런은 ‘약자와의 동행’ 대표 사업으로, 공부 의지는 있지만 사교육 비용이 부담되는 청소년들에게 강남의 유명 인터넷강의를 제공해 교육격차를 줄이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는 공부 방법을 가르쳐 주거나 진로·진학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멘토단을 꾸렸다.
3년 전부터 서울런을 수강해오던 김야엘양(16)은 서울런 프로그램 중 하나인 ‘놀토링’을 계기로 인강에서만 보던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 야엘양은 “오랜 시간 인터넷강의로만 보니까 멘토 선생님과 직접 만나보고 싶었다”며 “훨씬 친해지다 보니 수업 진행도 매끄럽게 잘 됐고, 덕분에 수학 성적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고 했다.
야엘양은 올해부터는 영어 멘토링을 신청해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받고 있다. 야엘양은 “정채소 선생님과 함께 영어를 배우고 있다”며 “더 빠른 시일 내로 선생님과 친해졌는데 영어 성적도 훨씬 더 빨리 향상될 것 같다”고 했다.
야엘양의 어머니 김씨는 처음 서울런을 시작했을 때는 성실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야엘이는 밝은 아이인데 공부를 워낙 안 한다”며 “누가 케어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서울런 멘토링이 생겨서 1번으로 신청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서울런 멘토단을 통해 학습지원부터 정서지원까지 교육 복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김씨의 바람처럼, 멘토 정채소씨(23)는 공부 습관을 잡아주면서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든든한 언니 역할을 했다. 정씨는 “친한 동생을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공부를 잘하진 않았고 극복한 케이스인데 팁을 적극적으로 알려주면서 선순환 구조에 참여한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했다.
이어 “교육격차 해소라는 목표에 아동가족학 전공생으로서 감동해서 지원했고 실제로 진행하면서 취지가 아름다운 사업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다”고 했다.
서울런 멘토링을 거쳐 대학에 무사히 진학한 후 멘토로서 활동하고 있는 홍원기씨(21)도 소감을 밝혔다. 홍씨는 약 1년간 서울런 강의와 멘토링을 통해 과학탐구 과목이 6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랐다. 그는 “약학대생을 멘토로 만났는데 입시 하면서 각 대학 특성을 자세히 알아봐주셔서 감사했다”고 “수능이 얼마 안 남아 무너질 때도 정서적으로 의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런 대상자가 제한적이어서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씨는 “아직 혜택 받는 대상이 제한적”이라며 “더 많은 아이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하고싶은 공부하도록 확대해주면 어떨까 제안드린다”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복지정책으로 인정해주고 도와줘야 확대될 수 있다”며 “최근에 많은 지자체로부터 문의를 받고 있는데 더 많은 학생들이 서울런을 통해 학습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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