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보험 요율 산정이 완료된 가운데 보험료 재산정을 요청하는 사례가 쇄도한다. 손해보험사 측은 재보험사 참조 요율을 바탕으로 정해진 거라 수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1차 요율이 나왔는데 액수가 높게 나와서 보험사 측에 재산정 요청을 했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라 말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료는 보험가액을 기준으로 수탁업자 8~9%, 거래소는 10%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위험도, 거래 규모, 고객 수 등을 고려해 회사별로 차이는 있다. 앞서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가상자산보험 출시를 위한 요율 산정을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책정하는 구조다.
코인마켓 거래소·지갑·보관업자 경우 보험 가입 최소한도 5억원에 9% 보험료율 적용하면 매년 450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대형원화거래소를 제외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는 사업자들 사이에선 보험료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보험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코리안리에서 찍어준 요율을 받아쓰는 구조“라면서 “1년 정도 운영 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후 보험료 할인 등이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선 정해진 틀을 크게 수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설명했다.
가상자산사고 관련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정해준 요율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보험사 측이 재산정을 결정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규모가 작은 사업자 경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 보험 가입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는데 준비금 적립 사이에서 막판 고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재무제표상에 적립금 명목을 반영하기 위해선 정관 변경, 이사회 동의 등 일정 절차도 거쳐야 한다.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가상자산법) 시행령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핫월렛에 보관 중인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 5% 이상을 보상한도로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용자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5%가 일정금액 이하인 경우에는 원화마켓 거래소 경우 최소 30억 원, 코인마켓 거래소·지갑·보관업자 등은 최소 5억원 이상을 보상한도로 규정하고 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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