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증권 페이지와 증권사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연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초 서비스 도입에 부정적 입장이던 감독당국도 불공정거래 예방 등 투자자보호 장치 마련을 전제로 허용을 검토 중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주식 WTS 연동을 위한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금융감독원에 자체 보안성심의 결과 보고를 완료했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프로젝트 초기부터 개발을 진행했던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까지 연동 대열에 합류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우려를 표한 서비스에 업체가 추가 합류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2년여간 네이버 증권 페이지와 증권사 WTS 주식거래 창을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올 초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었지만, 감독당국이 불공정거래 가능성 등에 우려를 표하며 진행을 일시 중단했다.
네이버파이낸셜 WTS 연동은 네이버 증권 자체 페이지가 아닌 ‘아웃링크’를 통해 타 증권사로 연결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월 활성 이용자(MAU)가 10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 증권페이지는 증권사 입장에서 이용자 유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다지’다. WTS는 MTS나 HTS와 달리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없이 브라우저에서 즉각 거래가 가능한 만큼 네이버 종목토론실 이용자 등 신규 고객을 유입하기 쉽다.
반면, 감독당국은 그동안 대형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종목토론실과 주주오픈톡에서 불법 리딩방이 성행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평행선을 달리던 당국과 업계 분위기는 네이버가 보완책을 마련하며 반전됐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초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주식 커뮤니티 내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준비하는 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전향적으로 해당 사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처럼 다수 이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카카오나 여타 플랫폼과 달리 금융투자업 인가 없이 관련 업무를 영위한다는데 대해 우려가 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거래소와 불공정거래 예방 시스템 도입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충분한 조건이 마련된다면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방향에서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측은 “감독당국의 긍정적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 연동에 증권사 합류는 이어질 전망이다. 7월 현재 한투에 이어 복수 증권사와 연동을 논의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 활성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서비스가 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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