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도·소매업, 운수·창고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급감…대다수 특수고용직 추정
고용원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가 증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실제로는 상당수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 등 남의 사업장에서 소득을 얻는 ‘반 자영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16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5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3만5000명 줄었다. 이 중 12만3000명은 농림어업, 건설업, 도·소매업, 운수·창고업 등 4개 산업에 집중됐다. 산업별로 농림어업은 3만5000명, 건설업은 2만3000명, 도·소매업은 4만5000명, 운수·창고업은 2만 명 각각 줄었다.
이 중 자작·소작 이동과 기상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큰 농림어업을 제외하면, 감소한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본인 사업장이 없는 특수고용직 등으로 추정된다. 건설업에서 화물·중장비기사, 도·소매업에서 매장·방문판매직, 운수·창고업에서 배달·택배기사가 대표적이다. 이들 직종은 다른 사업장에 용역을 제공한 대가로 소득을 얻는다는 점에서 임금근로자와 유사하지만, 계약 형태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촉탁 등이어서 통계상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이들 산업에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감소한 배경은 경기 부진과 산업구조 변화다.
먼저 건설업은 금융비용·원재료비 상승에 수요 부진에 따른 미분양 우려가 겹치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건설업은 전체 취업자도 6만6000명 줄었다.
도·소매업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2022년 3만3000명, 지난해 9000명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감소 폭이 더 커졌다. 도·소매업 자영업자에는 편의점주 등 직접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뿐 아니라 도·소매 사업장과 용역계약 등을 맺고 해당 사업장에서 상품을 판매해 수수료나 수당 형태로 보수를 받는 자동차 딜러 등 매장판매직과 정수기 판매원 등 방문판매직도 포함된다. 도·소매업에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지난달 6000명 증가로 전환됐단 점에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감소분의 상당수는 매장·방문판매직 등 특수고용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감소는 단순한 경기 부진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화가 가팔라진 데 더해 최근에는 고물가 등 영향으로 소비 자체가 부진하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8652억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조4879억 원(7.7%) 늘었는데, 전체 소매판매액은 54조5397억 원으로 2246억 원(0.4%) 느는 데 그쳤다. 차액인 1조2633억 원은 오프라인쇼핑 감소분이다.
이 밖에 운수·창고업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이후 배달·택배기사를 중심으로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올해는 감소로 전환됐다. 외식 수요가 회복에 따른 배달 수요 감소, 배달기사 급증에 따른 경쟁 심화로 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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