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이선행 기자]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의 총파업이 일주일을 넘어선 가운데 외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어제(14일) 삼성전자가 노조의 파업으로 어려움을 맞닥뜨렸다며, 경쟁사인 SK하이닉스로 인재가 유출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블룸버그 통신과 BBC, 미국의 CNN 등 언론을 비롯한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또한 삼성전자의 파업 소식과 그 영향에 대해 최근 주목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 A씨는 “글로벌 고객사들을 상대로 주문형 생산을 하는 삼성전자에게 신뢰는 사업의 근간이다. 사실 이슈가 된 것만으로도 문제”라며 “외신들도 그 부분을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TSMC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노사관계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짚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는 노조가 없다. 단 한 순간이라도 공장이 멈추면 천문학적인 손실이 뒤따르는 업계의 특성 탓, TSMC를 세운 모리스 창은 1987년 회사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무노조 경영 원칙’을 표명해 왔다.
A씨는 “삼성의 불행은 대만의 행복일 것”이라고 말하며 “전통적으로 대만 매체들은 삼성전자를 깎아내리는 보도를 많이 해왔다. 작은 일만 생겨도 큰 일이 난 것처럼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은 꾸준히 삼성전자를 견제해왔다.
2021년 대만의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2023년까지 3㎚(나노미터)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TSMC는 2022년부터 3㎚ 칩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었던 때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했고, 6개월 뒤인 2022년 12월 TSMC가 그 뒤를 밟았다.
삼성전자가 TSMC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 또한 한 바 있다.
이번 파업에 대해 디지타임스는 “파업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24시간 교대가 필요한 반도체 공장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 확대될 수 있다. 상당한 손실이 있을지 그 여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A씨는 “경영 측면에서도 파업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사측은 생산 차질 없다는 것만 강조하고 있는데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며 “삼성이 잘한 것은 없다고 본다. 하루 빨리 마무리 짓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전삼노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6·7·8 라인의 가동률이 80%에서 18%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고 있다며 양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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