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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학개론] 주가 하락 알리는 신호 ‘단일판매·공급계약해지’

아주경제 조회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업체들이 최근 공급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공급계약이 일반적으로 기업의 호재로 작용되는 만큼, 이를 통해 투자를 결정했다가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기 때문입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아이톡시, 비에이치아이, 액션스퀘어, 희림 등이 단일판매ㆍ공급계약 해지 공시를 냈습니다. 계약 해지 규모는 각각 33억원, 2322억원, 82억원, 26억원에 달합니다. 계약 해지 공시가 나온 다음 날 이들의 주가는 각각 –2.56%, -9.05%, 0.07%, -0.83%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게임과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아이톡시는 지난 5일 계약 상대방인 율리우스 키암바오 메디컬 앤 웰니스 센터(이하 JKQ 센터)의 내부 사정에 따라 계약 이행 지연으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해지 사유를 밝혔습니다. 회사는 지난해에 JKQ 센터와 의료 자입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해 투자자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희림은 신흥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와 맺은 26억원 규모의 도시환경정비사업 용역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희림 관계자는 “계약상대방의 사업 무산에 따른 계약 해지”라고 밝혔습니다.


 
비에이치아이는 포모사중공업과 체결했던 2322억원 규모의 발전설비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지난 1일 공시했습니다. 계약 상대방의 요청으로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습니다. 해지 규모는 최근 매출액(2348억원) 대비 98.9%에 달합니다. 액션스퀘어도 비에이치아이와 같은 날 계약상대방의 요청으로 공급계약 해지 공시를 냈습니다. 해지 규모는 최근 매출액(56억원) 대비 146.12%에 달합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에도 진단키트 공급 계약 공시가 급증했다가 유행이 사그라들면서 계약 해지가 잇따랐습니다. 셀트리온과 휴마시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계약 해지를 둘러싼 법적 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입니다. 진단키트 개발사인 피에이치씨도 코로나 진단 레피드키트 공급 계약을 해지했었는데요, 당시 최인환 대표이사는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상장사들은 매출액의 일정 비중 이상 규모의 계약을 하면 공시를 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합니다.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이라는 항목이죠. 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단일판매·공급계약 규모가 직전연도 매출액의 10% 이상이면(유가증권시장은 5%) 의무공시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는 계약 내용(금액, 기간, 상대방)과 최근 매출액 대비 비중 등의 내용이 포함됩니다.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계약이 해지되면 상장사들은 제재를 받을까요? 일반적으로 상장사들은 ‘공시번복’이라는 이유로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를 공시하면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계약이 해지됐다고 무조건 불성실공시로 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귀책 사유가 없거나 경미한 사항으로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거래소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봐주기도 합니다.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시이지만, 회사의 귀책 사유가 없으면 강제 수단이 마땅치 않아 투자자들이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증권가에선 공급계약 공시에서 계약상대방이 어딘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공시에 등장하는 거래처나 대주주의 소재지가 조세 회피처로 알려진 케이맨제도, 버진 아일랜드, 중국일 경우 페이퍼 컴퍼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2010년 후반부터는 거래처 소재지로 중국이 많았다고 합니다.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사드 보복으로 인해 거래처의 일방적 계약 파기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한국거래소도 사드로 인해 공급계약 철회가 발생하는 기업들 중에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외가 인정된 경우가 많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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