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으면서 중형가스운반선(MGC·Middle Gas Carriers) 발주가 늘고 있다. 3만~4만4999큐빅미터(cbm·1cbm은 1㎥) 규모의 탱커인 MGC는 6만cbm 이상인 초대형가스운반선(VLGC·Very Large Gas Carriers)보다 가스·암모니아 물동량이 늘고 있는 파나마 운하를 통행하기에 유리하다. 아직 초대형암모니아운반선(VLAC·Very Large Ammonia Carriers)이 충분하지 않은 점도 MGC로 몰리는 이유다.
16일 영국 해운 컨설팅 업체 드류리(Drewry)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MGC 발주량은 총 20척으로, 지난해 연간 발주량(26척)의 77%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발주 물량(6척)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선 업계는 올해 MGC 발주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MGC 발주가 늘면 HD현대미포의 수혜가 예상된다. HD현대미포는 올해 상반기에 발주된 20척의 MGC 가운데 12척을 수주했다.
MGC는 액화석유가스(LPG) 운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최근 암모니아 수송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드류리는 항구 등 이용 가능한 인프라(기반시설) 면에서 MGC가 VLGC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는 8월에 성수기인데, 성수기에는 VLGC의 운하 통과가 어려워진다. 파나마 운하는 길이 80㎞, 너비 300m로, 최대 8만4000cbm 크기의 선박이 드나들 수 있지만, 물동량이 늘어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 초대형 선박 위주로 통행을 제한한다. 또 현재 VLGC는 LPG,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주로 수송하고 있어 암모니아 수송 수요는 MGC 쪽으로 몰리고 있다.
HD현대미포는 MGC를 비롯해 중형(MR)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등의 수주 증가로 올해 2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SK증권에 따르면 HD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2분기 매출 1조334억원, 영업손실 525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매출 1조1437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이 예상된다. 중형 선박은 주문부터 납기까지 걸리는 시간인 ‘리드타임’이 짧다.
올해 2분기 MGC 신조선가는 평균 7600만달러(약 10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 올랐다. 같은 기간 21% 오른 VLGC(1억1950만달러·약 1650억원)에 비해 상승폭은 작지만, 이용할 수 있는 항구가 더 많고 운하 통행도 쉬워 투자 대비 수익은 MGC가 더 높다고 드류리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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