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랜 기다림 끝에 산일전기를 상장한다. 사훈은 ‘정직’이다. 부끄럽지 않게 사업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박동석 산일전기 대표이사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스피시장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상장 기대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산일전기는 1994년 설립된 업체로 변압기 등 전력기기 제조 및 판매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6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인공지능(AI)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바람을 타고 실적이 급증하고 있다.
산일전기는 2023년 매출 2145억 원, 영업이익 466억 원을 올렸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1077억 원), 영업이익(122억 원)은 4배 가까이 뛰었다. 박 회장은 올해 매출 50% 이상 늘고 영업이익도 2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박 회장은 20여 년 전 상장에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해 산일전기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회장은 “코스닥 열풍이 불던 20년 전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했지만 굴뚝산업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좋은 시절을 기다렸다”며 “37년 동안 전력기기 산업에 근무하면서 이렇게 좋은 때를 만나 상장해 더 큰 투자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산일전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3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1분기에 올리면서 올해 실적 목표가 가능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산일전기는 공모자금을 공장투자에 활용해 생산능력을 증가시켜 실적 성장을 이룬다는 방침을 세웠다.
산일전기는 경기 시흥공장(1공장)에서 1만6천 대 변압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경기도 안산 신공장에 3만7천 여대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을 짓고 있다. 두 공장 합쳐 5만3천여 대 규모의 생산 인프라가 구축되는 셈이다.
오창희 산일전기 전략기획팀 상무는 “경쟁사보다 생산능력 증가를 위한 공장 증설이 늦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자금을 확보하고 적기에 증설투자를 집행하는 것이다”며 “2025년 실적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산일전기는 해외기업들을 고객사로 맞아들여 삼아 해외매출 확장도 꾀하고 있다. 해외매출 비중은 2021년 66.4%를 보인 뒤 현재 80%를 넘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미국 매출 비중만 84.0%에 이르렀다.
일본 TMEIC(도시바’미쓰비시 합작법인)과 24년 거래를 해왔고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와 13년, 독일 지멘스(SIEMENS)와 3년을 넘게 거래하는 등 탄탄한 거래처를 확보한 덕분이다.
산일전기의 신규수주 금액은 2021년 664억 원, 2022년 1481억 원, 2023년 3286억 원으로 급증했다. 2024년 1분기에는 1204억 원의 신규수주를 올렸다.
산일전기의 공모예정가는 2만4천~3만 원 수준이다 이에 따른 공모예정금액은 1824억~2280억 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7307억~9134억 원이다.
IB(투자금융)업계에서는 산일전기의 공모흥행 가능성을 높다고 보고 있다. 구주 매출 비중은 14.5%에 불과하다. 여기에 12.77% 지분을 보유한 재무적투자자들이 의무 보유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해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재무적투자자는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지만 기업가치가 보수적으로 산정된 것으로 판단해 일정기간 보유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적투자자들은 지난해 9월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1만1348만 원에 산일전기 지부을 취득했다.
산일전기는 기업가치로 PER(주가수익비율) 20배를 결정했다. 제룡전기와 LS ELECTRIC이 비교기업군으로 선정됐다. 다만 산일전기의 올해 실적이 크게 늘어나면 PER은 20배에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일전기의 공모주 청약 예정일은 7월18일부터 19일다. 7월 안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기업가치가 비교기업보다 낮게 설정돼 상장일 시가총액 1조 원을 넘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박 회장은 상장 이후 기술투자를 통해 지속적 실적 성장과 함께 주주환원을 위해 힘쓰겠다는 말로 기자간담회를 마쳤다.
박 회장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장 잘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해 기술투자를 이뤄가 사업을 잘하겠다는 것이다”며 “전력기기 피크아웃 이야기가 나오지만 연 1천억 원 규모의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상장에 따라 새 주인(주주)들이 늘어난다”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배당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
댓글0